요즘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의 대안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다 보니 아이들의 인성을 키울 만한 마땅한 방법도 여유도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허나 문제는 이 입시 위주의 교과 과정마저도 문제투성이라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역사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돌리겠다는 발언이 그랬었다. 창의성과 함께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과목을 접목시킨 문제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든지 어이없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외려 편견에 쌓여 집필된 교과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다문화인권교육센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의 다문화 관련 기술방식이 지나치게 서구 중심적으로 묘사됐다고 한다.

또한 다문화가정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보기보다는 연민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등 잘못 기술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미래의 한국사회를 짊어지고 갈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사실 교과서 집필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는 수차례 거론되고 건의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인종차별적이거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초등학교 3학년 도덕교과서에는 부당하게 놀림을 당해도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항상 주눅 들어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사회 교과서의 사진과 삽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 대부분이 백인인 반면, 동남아시아인은 한국에 돈 벌러 온 가난한 나라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편견을 없애야 할 교육에서 외려 편견을 심어주고 있는 샘이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지금, 한국 사회는 교육에 있어서부터 편견의 싹을 잘라야 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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