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지난 26일 민주통합당 국민경선 참여 선거인단 모집과 관련이 있는 시민이 투신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공천신청자들이 선거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선거인단 모집에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누가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을 모집해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느냐에 따라 경선에서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선거인단 모집에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에 승리하기 위해서 모집인을 통해서 선거인단을 모으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이런 불법이 현재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자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품살포나 향응이 제공 될 수도 있다. 차제에 국민경선 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과열과 혼탁도 문제지만, 다음 달 초 선거인단에 등록된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동원하는 과정에서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듯 국민경선이란 이름으로 시행되는 공천경쟁이 결코 바람직한 제도만은 아닌 것으로 본다.

이런 반면에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공천방식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를 보면 공심위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1,2차 공천자 95명을 확정하고 20개 지역을 경선지역으로 발표했다. 민주통합당은 단수신청지역 54곳, 현격한 경쟁력의 우위지역 31곳이라고 발표했다. 현역의원과 전직의원은 거의 공천이 되었다고 한다.

전략공천지역을 빼고 현격한 우세지역을 빼고 단수 공천신청 지역을 빼면 정치신인이 설 자리가 과연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무리하게 재판이 진행중인 사람에게도 공천을 주었다니 기준이 모호하다. 인지도 높은 현역의원을 다 공천한다면 쇄신이 아니라 수구공천과 같은 것으로 본다. 통합진보당과의 단일화 작업은 서로의 이해가 맞지 않아 결렬되었다고 한다. 협상의 마지막 기회가 있겠지만 후보 단일화 공천지역을 줄이려는 민주통합당과 늘려달라는 통합진보당의 입장을 보면 나눠 먹기식의 공천이 될 수밖에 없겠다. 말로는 쇄신과 개혁을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는 양보하기 싫어하는 정치 이기주의라고 보인다.

새누리당도 민주적인 공천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공천심사에서 구 친박계의 전횡이 심하다고 주장하는 구 친이계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두언의원은 "공천과정에 특정계파 외에는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반발했다. 공천심사가 2분도 안 되는 자기소개를 듣고 끝나는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공천심사위원 이외에는 공천관련 내용을 알 수 없어야 함에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으니 보안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쇄신과 개혁을 향해 나가기로 다짐하고 당명까지도 바꾼 새누리당이 계파 나눠 먹기식의 공천을 할 이유가 없겠지만 구태정치와, 비리정치인을 내치는 획기적인 쇄신 공천혁명을 이루어야 한다는 내부 기준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20대 30대 남녀 4명을 선발한다는데 새누리당은 선거에 스스로 나서겠다는 27살 손수조 후보를 내치겠다는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20대 30대의 참신한 공천신청자가 있으면 버선발로 나가서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처럼 전, 현직의원을 조건 없이 재공천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패, 비리에 관련된 정치인이나 재판에 계류중인 사람, 파렴치 범 등 잘 가려내서 공천하기를 바란다.

또 지자체장이나 시, 군 구의원등 지난 지자체 선거에 당선되어 임기를 채우지 않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공천을 주지 말았으면 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38명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해서 이번에 보궐선거를 치른다고 한다. 보궐선거 비용은 결국 세금에서 나간다고 생각하면 열 받는 일이다. 임기를 채우지 않고 국회의원에 나오려고 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짓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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