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 정권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맹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유신 독재의 망령이 떠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근혜가 독재적 근성을 천성으로 타고났다. 그는 자기 출신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박근혜의 수중에 완전히 장악됐다. 박근혜가 유신 독재를 공공연히 미화하고 (유신의) 부활을 시도한다. 조선에서 박근혜가 보수정치의 전면에 나서자 역사의 기슭에서 꺼져가던 유신 독재의 잔당들이 기세가 올라 도처에서 고개를 쳐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한 지난 2월 21일 개관한 ‘박정희기념관’과 관련 “기념관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어 신문은 “‘박근혜는 북이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박근혜는 북남대결에서도 악명을 떨친다. 그가 아무리 ‘변화’와 ‘쇄신’의 화려한 면사포를 써도 파쇼적이며 반통일적인 유신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기의 본색을 감출 수 없다”고 박 비대위원장의 대북관을 비난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비난은 남한의 총·대선을 의식한 선거 개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 비대위원장의 경우 2002년 5월 13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까지 했던 적이 있어 북한이 직접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이 노림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햇볕 정책을 실시하는 정권이 들어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남한으로부터도 받는 등 두 가지 루트로 받아야 그들의 ‘주체’를 지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위원은 “그래서 과거에 중국·러시아, 중국·미국에서 동시에 지원을 받아왔고, 지난 정권의 경우 중국·한국을 양대 축으로 삼아 북한식 주체 외교를 펼쳤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그들의 정권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남한 선거 개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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