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이준무 홍보부장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2012년 파리바게뜨의 화두는 ‘글로벌’과 ‘맛’입니다. 국내 확장은 약속대로 최대한 자제하고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갑니다.”
삼립·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 유명 빵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SPC그룹의 이준무 홍보부장은 이것이 창립자인 허영인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파란간판이 국내 3000개를 넘었다. 국내에서 지나친 성장을 이룬 게 아니냐는 말도 많지만 이제는 시스템을 정비하며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 해외 진출에 주력하기로 지난해 공포한 바 있다. 중국, 미국 매장 진출상황과 국내 매장과의 차이점을 소개해 달라.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파리바게뜨가 처음 진출했다. 올해 2월 현재 베이징, 텐진 등에 70여 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상해 38개, 북경 33개, 남경에 2개점이 있다. 앞으로 동북 3성, 사천성까지 신규 거점을 확대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중국 전역에 파리바게뜨 열풍을 일으킬 계획이다. 미국에는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05년 LA 한인타운에 1호점을 열고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한다.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아 미국 전역으로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 제품은 국내 매장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을 몇 가지로 꼽는다면.
“해외진출을 준비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현지에 직원들을 파견했다. 수년 동안 식음료와 외식시장을 분석하고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다. 중국 매장에서는 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 입맛에 맞는 육송빵이 인기 있다. 빵 위에 소고기 가루를 가득 얹은 제품이다. 전체적으로 국내보다 기름진 내용물이 많은 빵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 중국인들이 크림 도너츠, 곡물 식빵류, 토핑이 많이 올라간 조리빵을 좋아해서 갓 구운 조리빵을 뜨거운 상태로 진열 판매하는 코너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매장에는 Canele(까눌레)라는 제품이 인기다. 까눌레는 프랑스 전통과자인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다. 아몬드 패스츄리처럼 커피와 잘 어울리는 빵도 인기가 많다. 아기자기한 모양, 고구마, 단팥이 인기 품목이고 식빵류도 식감이 부드럽다고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 사진1.파리바게뜨 매장이 진출한 지역의 특성에 따라 외국인 고객 비율이 다르지만 평균 40%에 이른다. 특히 캘리포니아 서부지역 3개 매장은 90% 이상이 외국인 고객이다. 사진2.SPC그룹이 운영하는 Passion5는 SPC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해 선보이는 디저트 쇼룸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다. 사진3.파리바게뜨 북경 가맹 1호점 전경

- 베트남 매장이 오는 3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베트남에는 젊은 층이 많다. 30대 미만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빵과 카페 문화가 발달돼 향후 사업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다음 달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고품격 베이커리 브랜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목표다.”

- 동남아시아 다음 목표지는.
“중동 등 다른 국가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진출이 잘 이뤄진 덕분이다. 명실공히 ‘글로벌 파리바게뜨’로 거듭날 준비를 하는 중이다.”

- SPC가 보유한 제빵 기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매장에는 판매용으로 내놓을 수 없지만 파리바게뜨가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빵들을 소개해 달라.
“SPC그룹은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제과점으로 시작했다. 제빵 기술을 축적하며 67년이라는 긴 세월을 고객과 함께해온 셈이다. 현재 파리바게뜨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곳으로 이태원에 있는 ‘패션5’ 매장을 들 수 있다. 유럽식 정통빵을 연구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 제품 중 일부는 파리크라상 직영매장에서 만들어 들여온다. ‘패션5’는 이태원이라는 지역 특성상 외국관광객들이 많은데 유럽의 정통빵들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들르는 관광코스처럼 여겨지면서 유명해졌다. 까늘레, 바게뜨, 패스츄리, 케잌, 디저트 메뉴 등 일반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개발·판매하고 있어 SPC의 제빵 기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국내에서도 빵이 주식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건강빵 시장은 어떤가.
“사회적으로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건강빵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고 몸에 좋은 잡곡과 과일을 사용, 맛있고 영양 많은 빵을 선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대표제품으로는 친환경 함평쌀이 들어간 우리쌀 식빵이 있고, 오메가 곡물 식빵도 식사대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호밀가루와 효모 등을 사용한 제품에도 신경을 썼다. 블랙 올리브 특유의 감칠맛으로 풍미를 살린 ‘올리브 치즈 푸가스’와 ‘호밀 호두빵’이 그런 제품들이다.”

- 파리바게뜨가 동네상권과의 조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가 떡 프랜차이즈 ‘빚은’의 확장을 염려하는데, 우리 떡을 알리는 의미로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하면 안 되나.
“‘빚은’은 SPC그룹 계열인 삼립식품에서 운영하는 떡 카페 프랜차이즈다. 설기, 송편, 두텁떡, 경단 등 전통 떡부터 떡 케이크, 행사떡까지 다양한 품목을 100% 국내산 쌀로 만들어 판매한다. 2010년에는 전북 익산 이거마을과 우리쌀사랑 협약을 맺는 등 우리쌀 소비 촉진에 동참하고 있어 나름의 자부심도 크다. SPC그룹은 ‘빚은’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음식에 대한 고급스런 이미지와 정갈함을 살려, 한류를 타고 외국인들에게까지 우리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의 확장자제 품목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구체적인 매장 확장 계획을 가늠하기 어렵다.”

- 파리바게뜨가 1986년부터 영업을 했다. 수익성이 좋은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지만 가맹점 인테리어 문제 등 안 좋은 소문들도 있었다. 가맹 시스템을 정비해 온 것으로 아는데 바뀐 내용들을 간단히 설명해 달라.
“2011년 상반기부터 가맹점주가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했을 때 일정한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업체들의 리스트를 제공할 뿐, 선택은 가맹점주에게 맡긴다. 가맹점주가 리스트에 있는 업체를 원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다른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도 된다.”

- 앞으로 가맹사업의 발전방향을 설명한다면.
“작년 8월 동반성장과 관련해 언론에 발표를 했다. 핵심 중 하나가 가맹점주들을 위한 내용이었다. 첫째는 가맹점들이 60개월(5년)을 기준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다. 5년간 대략 60만 명의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위생관련 시설이 노후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실제 가맹점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둘째는 매장 아르바이트생들의 평균 근속기간이 짧아서 생기는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선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평균 근무기간이 4개월 정도라서 가맹점주들도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일정기간 근무하면 매년 공채의 10%를 아르바이트생 중에서 뽑는 제도를 작년부터 시행했다. 근속기간이 늘어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2월 50명에게 등록금 반액을 지원했다. 모두가 가맹점주의 수익을 늘리고 상생을 도모하는 SPC그룹의 변화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 국내에서 급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운영상의 어려움도 있을 듯하다. 더불어 파리바게뜨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임대료 문제가 어렵다. 가맹점 월임대료가 평균 12% 상승하니 매장 운영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파리바게뜨에 대한 오해를 들자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이 굉장히 많은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파리바게뜨의 3000여개 점포는 새벽 6시부터 저녁 12시간까지 제품을 팔아야 하고 투자해야 하는 초기자금도 큰 편이다.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가맹점 운영을 시작한 개인사업자들의 점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본사가 제공하는 제품구성과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서 일정부분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 개의 제품이라도 더 팔기 위해 생업현장에서 뛰어야 한다. 파리바게뜨 점주는 최소 직원 5명의 급여와 생계를 책임지는 개인사업자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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