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당 대표 비난 수위 높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가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등 ‘친노그룹’을 비난하는 분위기라면,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를 고리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한 모양새다.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진심으로 과거와 단절하겠다면 자신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부터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수장학회는 지난해 편집권 독립문제로 논란을 빚은 부산일보 지분의 100%, MBC 지분의 30%, 경향신문 땅 700평을 소유한 단체”라며 “박정희 전(前) 대통령을 임금님이라고, 박 위원장을 큰 영예라고 부르는 최필립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20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정수장학회는 사회적 공익재단이고 2005년 이후 그만둬서 관련이 없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민주통합당은 그러나 박 위원장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수장학회로 보고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위원장을 겨냥함으로써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문재인 상임고문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장물을 남에게 맡겨 놓으면 장물이 아닌가요? 착한 물건으로 바뀌나요?”라며 “머리만 감추곤 ‘나 없다’ 하는 모양을 보는 듯하네요”라고 했다. 김현 수석부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과거와의 단절을 말하려면 강탈한 장물을 그대로 소유할 것인지, 아니면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의 공격에 새누리당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명숙 대표 등 이른바 민주통합당의 전면에 나선 친노그룹에 대한 날을 세웠다.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표에 대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잉태와 출산을 총지휘한 행동대장”이라며 “민주당은 정체성을 공천기준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하는데 ‘그때그때 달라요’가 한 대표의 정체성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를 언급한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는 친노세력이야말로 심판대상”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스스로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이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게 심판대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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