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오늘날을 말세라고들 쉽게 말하고 있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즉, 말세의 징조나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세 현상이 뭘까 묻는다면, 부정과 부패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사회와 나라는 지금 부패공화국이 되어 썩어가고 있으며 그 냄새는 천지를 진동하고 있지만, 그 냄새조차 맡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말세(末世)요, 썩는 정도가 회복불능 상태라면 말세지말(末世之末)인 것이며, 거짓되고 더럽고 추하고 악한 것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서 가는 세상은 끝이 나야 하고, 오는 새 세상을 맞이해야 한다.

원래 말세라는 말의 원 뜻은 ‘부패한 종교의 끝’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종교가 썩으면 덩달아 사회가 썩는 것이 이치다. 하물며 오늘날 이 나라의 종교는 사회보다 못한 지경에 처해 있으니, 굳이 말세의 기준을 사회니 종교니 하며 따지는 것도 우스운 얘기다.

경서(經書)에 보면 이 말세를 예고하는 아주 의미심장한 표현이 있다. “돈은 일만 악의 뿌리다”라는 말씀과 이천년 전 유대 땅 종교지도자들이었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했다”라는 말씀이 기록돼 있다. 이로 보아 오늘날 이 말세를 주관하는 악(惡)의 근원도 바로 ‘돈’임을 짐작할 수 있으며, 이천년 전과 같이 이 시대 종교지도자들 또한 돈에 눈이 멀어 자기도 죽고 양떼들도 죽이고 나아가 세상까지 다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말세가 틀림없다.

이제 하나씩 그 진실을 밝혀보자.

요즘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의 본사인 부산 범어사의 주지 선거에서 드러난 돈봉투 사건은 무엇을 말하는가. 돈을 써서라도 신도들과 사찰을 좌지우지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뿌린 만큼 거두고 또 그 이상도 거둘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셈이다. 범어사 돈봉투 사건은 재수가 없어 드러났을 뿐 어디 이 한 곳뿐이겠는가. 돈봉투 사건뿐 아니라 서로의 허물을 물고 뜯는 불교지도자들의 모습 또한 가관이다.

오늘날 정치권력과 하나 돼 있는 기독교계는 어떠한가. 자칭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역시 금권타락선거의 산실임이 지난해 대표회장 선거 시 10억을 쓰면 당선되고, 5억을 쓰면 탈락한다는 전임 대표회장의 ‘10당 5락’ 발언에서 이미 증명됐다. 물론 긴 법적공방 끝에 ‘증거 없음’으로 일단락 났지만 주변에선 ‘소가 웃을 일’이라는 반응이다.

그뿐이겠는가. 이들의 하수인이라 할 수 있으며, 아무런 법적효력없이 사설조직으로 운용되고 있는 이단상담소, 이들은 개종목사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을 불법적 즉, 가족과 부모를 앞세워 수면제·감금·폭행·수갑 등을 활용해 강제로 불법개종을 시키고 돈을 뜯는 불법단체다. 이들의 궁극적 활동목적은 역시 돈벌이다. 한 사람을 개종시키는 데 부모로부터 50만 원 또는 그 이상의 돈을 요구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지역에 은거지를 두고 있는 이단 상담소의 김OO 개종목사는 교단의 공금까지 횡령해 오다 교회 내 장로들로부터 쫓겨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과연 신앙의 정신과 양심을 찾아볼 수 있겠으며, 신도들이 찾아가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를 심히 고민해 봐야 한다.

또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운영해 오던 조용기 목사. 조목사는 자칭 또는 세칭 이 나라 종교계의 대부라 칭함 받던 인물이다. 교회와 국민일보의 재산문제는 가족문제로 비화되고, 그의 말로 역시 돈의 노예로 전락해 참다운 종교인 또는 종교지도자로서의 미덕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 이렇게 이 나라의 종교는 종교라는 이름을 팔아 자기 배를 채워가는 삯군들의 천지가 돼 버린지 오래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톨릭 정진석 추기경이 이사장으로 있는 성모병원, 종교재단으로서 설립취지 때 가진 종교의 정신과는 상관없이 경제적 논리로 병원이 운영돼 오다 급기야 민원과 탄원이 끝이지 않는 병원으로 전락하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님 종교인으로 돌아가 종교인으로서 역할을 하시고 이곳은 전문가에게 맡겨 주세요”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외면하며, 문제가 있으면 법으로 해보라는 식이 돼 버렸다.

또 신학교에선 돈만 주면 1주일이면 목사증, 박사증을 발급하는 자격증 찍는 공장이 되고 말았으니 성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며, 들려오는 것은 탄식소리 뿐이다.

세상은 어떠한가. 어느 때보다 빨리 찾아온 이명박 정권의 레임덕 현상, 그 연장선에서 나타나고 있는 친인척 비리의 진실, 돈봉투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도 못하고 물러나야 하는 일국의 국회수장의 비참하고 초라한 퇴장, 금권비리로 얼룩진 개국공신들의 말로 등 모든 사연들을 우리는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이렇듯 종교는 물론 세상까지 온통 돈의 노예가 되어 유리방황 하고 있다.

종교와 세상의 지도자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가장 요긴한 게 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을 망하게 하고 나아가 종교와 사회와 나라를 부패하게 하고 망하게 하는 것도 돈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추잡함의 극치를 보이며 말세가 된 이 세상, 그렇다고 끝내고 말겠다는 것이 아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호시절(好時節)’이란 말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가는 세상은 보내야 하겠지만 오는 새 세상은 기쁨으로 맞이하자는 것이다. 도래하는 새 세상은 모두에게 좋은 세상이기 때문이며, 나아가 ‘신천지 운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변혁과 쇄신을 말하는 이유도 이러한 새 시대의 기운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민의(民意)의 전당인 국회정당의 당명 즉, 새누리당도 그저 우연의 일치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천지조화 속에 섭리로 다가오는 새 세상의 전조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다같이 다가오는 새시대의 기운을 느끼며 준비하고 발맞춰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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