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세 나이에 약사 국가고시 합격한 김우일 씨. (사진제공: 영남대학교)

 

“환갑 몇 해 앞두고 약사 꿈 이뤄 기쁩니다”

[천지일보 경북=장윤정 기자] “35년 전에 입학한 대학을 환갑을 몇 해 앞둔 이제야 졸업하게 되네요. 늦은 나이에 약사국가고시까지 합격하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우일(56, 남·사진) 씨는 오는 22일 영남대학교에서 약학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최근 발표된 ‘제63회 약사 국가시험’에도 합격했다. 약사로서의 새 삶을 출발하게 된 것이다.

약사국시에 합격하기까지 그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김 씨는 1977년 영남대 약대에 진학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1학년만 마치고 미등록 제적을 당했다.

30여 년이 지난 2009년 3월이 돼서야 2학년으로 재입학을 하게 됐다. 그는 “약대에서 제적된 뒤 적성에 맞지 않은 길인가 싶어 다시 다른 대학에 입학해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전자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상당한 직위까지 올라갔죠. 하지만 왠지 허전했습니다.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1996년 명예퇴직을 하고 고민 끝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돼 IMF 외환위기로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나 김 씨는 가족을 위해 생계를 포기할 수 없었다. 생맥주집을 시작한 그는 재기에 성공했고 50대에 접어들면서 경제적 기반도 비교적 나아졌다.

하지만 그는 계속 마음 한구석이 공허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 씨는 20대에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바로 약대 학위를 수여하고 약사국시에 합격하는 것이다. 부푼 꿈을 품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늦은 나이에 시작한 터라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2학년 1학기에는 학사경고까지 받았다. 결국 사업을 정리하고 3학년 때부터는 학업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이달 초 ‘제63회 약사국가시험’에 합격하게 된 것이다. 김 씨는 “환자의 입장이었을 때를 잊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약사가 될 것”이라며 “약국 개업 후 정기적으로 공개강좌를 열어 일반인도 약에 대한 상식은 물론 전문지식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귀찮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도와준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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