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녀 3남매를 때려 숨지게 하고 방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보성의 목사 부부 사건이 있었다. 보통 부부 등 가족이 연루된 사건은 1명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제외시키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부부 모두를 구속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2남 2녀 가운데 1살 된 막내딸이 생존해 있기에 부부가 모두 구속되면 돌볼 사람이 없게 될 수 있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경찰의 입장은 확고했다. 외려 막내딸을 부모에게 맡기는 것이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보성 3남매 사건이 전국적으로 각별한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3남매를 때려 숨지게 한 아버지의 직업이 목사라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이 고열에 시달려 아파할 때도 음식은커녕 금식을 강요했다. 3남매는 이틀 동안 양손이 묶인 채로 허리띠와 파리채로 폭행을 당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는 아픈 아이들을 두고 ‘자녀들 몸에 붙은 잡귀를 몰아내야 한다’며 가혹행위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구원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성경을 오해하고 자기 뜻대로 해석한 결과다. 숨진 3남매의 아버지 박모 씨는 목사안수를 받지 않았다.

이 사건을 두고 기독교계의 현실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자격 없는 목사와 목회자로서의 자질이 안 된 이들이 한국교회에 너무도 많으며, 성경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보성 3남매 사건도 부모의 잘못된 믿음과 성경 해석으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잘못된 믿음이 한창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문제는 자의적인 성경 해석과 엇나간 믿음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앙의 기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더 이상은 경전의 자의적 해석을 기준 삼아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