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검찰진술 번복…"받은 돈봉투는 조정만에게 전달"

(서울=연합뉴스)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40)씨가 2008년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고승덕 의원실에서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 사실을 당시 박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고씨는 또 돌려받은 돈 봉투를 당시 캠프 재정ㆍ조직 담당이던 조정만(51.1급)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사실만 인정할 뿐 "300만원은 내가 개인적으로 썼고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왔다.

고씨가 기존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한동안 난항을 겪었던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돈 봉투 반환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김 수석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도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그동안 세 차례 검찰에 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최근 비공개 소환으로 한 차례 더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비공개 소환 조사에서 "당시 고 의원실에서 온 비서관으로부터 돌려받은 300만원은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돈을 돌려받고 나서 그날 오후 김 수석을 직접 만나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초 돈 봉투를 받았다고 폭로한 고 의원은 "봉투를 돌려줬더니 누군가가 전화해 왜 돌려줬느냐고 물어봤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고 의원에 대한 조사에서 김 수석이 당시 고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수석은 그러나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고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또 안병용(54.구속기소) 새누리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으로부터 당협 간부들에게 돈 봉투를 돌리라는 지시를 받았던 은평구 구의원 김모씨도 검찰 조사에서 "여의도 대하빌딩 박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안 위원장과 함께 김 수석 책상 위에 있던 돈 봉투를 들고 내려왔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날 오후 조정만 수석비서관을 다시 소환해 고씨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 수석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거쳐 김 수석의 소환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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