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소설은 성공과는 인연이 없는 ‘루저’ 삼인방의 고군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멤버의 구성은 이렇다. 지능이 좀 떨어지는 행동을 하지만 유난히 청각이 발달한 소년 김일우,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세오시장 상인회 총무 정기섭, 방송사를 박차고 나와 차린 외주 제작사를 힘들게 운영하고 있는 네오프로덕션 PD 박상운 등이다.

일우는 어머니의 등쌀에 떠밀려 컵 세 개 중에 하나의 구슬을 숨겨 섞은 뒤 돈을 걸고 알아맞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쓰리컵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이 대회는 재기를 꿈꾸는 정기섭과 박상운의 공동 작품이었다. 듣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는 일우가 한 번도 틀리지 않고 구슬이 든 컵을 찾아내면서 프로그램은 인기를 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상금은 참가비의 10배. 일우가 듣는 데 특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일우의 부모는 전재산 5000만 원을 걸고 대회에 출전한다. 결국 일우가 결승까지 오르게 되면서 정기섭과 박상운은 우승상금 5억 원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이후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정기섭과 박상운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우를 압박하고, 지쳐버린 일우는 무대 위에서 정신을 잃게 되는데….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