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낙농육우협회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육우값 안정 대책 마련을 위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특단 대책 마련 못할 경우 전국적 상경집회 확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낙농육우농가가 육우값 안정 대책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성토하고 나섰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료값이 없어 육우들이 다 굶어 죽어 가는데 정부는 ‘송아지 요리개발’ 같은 한가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미 송아지가격은 단돈 1만 원에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 사료값도 안 나오는 소를 눈물을 머금고 키우는 것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쇠고기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FTA, 한우 사육두수 증가, 쇠고기 수입확대 등으로 육우가격이 kg당 9564원에서 6713원로 전년대비 30% 폭락했다. 육우 송아지 가격(초유 떼기 기준)도 30만 원에서 1만 8300원으로 전년대비 94% 하락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정부의 한우 적정 사육두수 유지 실패로 육우와 송아지 가격이 폭락했는데 (정부는) 한우대책만 세우고 있다”며 “육우대책은 전혀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입식 장려금 지원을 비롯한 육우 송아지 입식 정상화 대책 ▲육우군납 확대 ▲육우전문식당 개설 지원을 비롯한 육우소비 확대 대책 ▲무이자 사료구매자금 지원 등 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실제 소를 키우는 농민들도 대거 참여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황규택(69) 씨는 “구제역 때 1000마리의 소를 살처분한 이후 500마리의 소를 다시 기르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송아지 가격이 1만 원이라 농장 운영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황 씨는 “정부는 일차 산업인 농축 산업을 소홀히 여기고 있다”며 “축산업을 포기해야 하는 농민들의 서러운 마음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전국적인 항의시위에도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전국적으로 상경집회를 하고 대응수위를 높여 나가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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