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이후 풋옵션 등 매매동향 정밀 점검

(서울=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북한의 경수로 폭발 루머와 관련해 경찰에 공식수사를 의뢰했다.

금융당국은 풋옵션이나 공매도 등을 이용한 작전 가능성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 중이다.

풋옵션은 주가가 내려갈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지난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사제폭탄 사건 때도 악용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일 "북한의 영변 경수로 폭발과 관련해 경찰 사이버수사팀에 유포자와 유포경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괴소문은 메신저 쪽지 등을 통해 전파돼 최초 유포자 등을 색출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작전세력이 풋옵션을 노리고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린 것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북한 관련 루머가 시장에 계속 나오는데 풋옵션이나 콜옵션 등을 이용해 매수ㆍ매도한 계좌가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누군가 이와 관련해 의도적으로 수익을 내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루머가 나온 시점 이후 풋옵션을 이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세력이 있는지 매매 동향을 면밀하게 살필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풋옵션이나 공매도를 통한 특이사항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장에는 북한의 영변 경수로가 오전 11시께 고폭실험 도중 폭발했고 이 때문에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유출돼 북서풍을 타고 빠르게 서울로 유입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메신저 쪽지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빠르게 전파된 루머 내용 중에는 평양의 류경호텔 직원과 통화한 결과, 평양 시내 하늘이 방사능 분진으로 추정되는 희뿌연 연기로 가득 차 있다는 구체적인 묘사까지 들어 있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코스피는 장중 2% 이상 급락해 1,824.29까지 떨어졌고 루머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자 곧바로 진정돼 1.11%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시장에는 북한과 관련된 온갖 루머가 떠돌아 금융당국이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작년 말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사망해 중국군이 북한에 파병됐다는 소문이 주가를 끌어내린 바 있다.

거래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 관련 루머 자체나 루머를 퍼뜨린 세력을 찾는 것에 다소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매매 동향이 있는지 자세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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