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합천 해인사에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봉행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정·총무원장 등 불교계·각계인사 1만여 명 참석… 금관문화훈장 추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을 지낸 가산당 지관스님의 영결식이 6일 오전 11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종단장으로 봉행됐다. 이어 진행한 다비식은 지관스님의 법구를 1500여 기의 만장행렬을 앞세운 채 다비장이 거행하는 연화대로 옮겨져 치러졌다.

이날 영결식과 다비식에는 종정 법전스님과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일·한 불교교류협의회 관계자, 대만 불광산사 주지 등 불교·각계각층 인사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명종 5타(전국 사찰)를 시작으로 삼귀의, 영결법요(헌다, 헌향), 행장 소개, 추도 입정 및 육성법문, 총무원장 영결사, 종정 법어, 추도사, 조사, 대통령 조의문, 헌화·분향(각계대표) 등의 순으로 거행했다.

영결식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해 지관스님의 업적을 기렸다.

종정 법전스님은 법어에서 “비록 오고 감이 없고 생몰(生沒)이 없다지만 종사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크게 보인다”면서 “이제 자애스런 사자후를 어디서 뵙고 들어야 하느냐”고 애도했다.

앞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불교의 면목을 바로 세워주신 종장이셨기에 오늘의 수많은 추모와 헌사는 부족하기만 하다”며 “지관스님이 사바(인간세계)로 돌아오시어 한 중생도 남김없이 제도하실 그날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릴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 장관이 대독한 조의문에서 “지관스님께서 한국 불교의 유구한 법맥을 이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학승이자 율사였다.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스님이 남긴 발자취는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영결식을 마친 지관스님의 법구는 1500여기의 만장행렬을 앞세운 채 다비장이 마련된 연화대로 옮겨져, 제자와 불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비식을 거행한다. 이날 만장행렬에는 세계 최대 불교사찰 대만 불광산사 회주 성운스님이 친필로 쓴 만장(‘혜등서거 慧燈西去, 지혜의 등이 꺼지다)’이 선두에 서 지관스님을 추모한다.

이날 다비식은 거화봉에 불을 붙이고 연화대(법구 놓인 곳) 앞에서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스님과 불자들이 외치면서 봉행한다. 지관스님 연화대(연꽃 모양)는 높이 3m, 지름 4m, 법구 높이 50cm 등으로 제작했다. 스님의 습골과 사리수습은 오전 중에 하게 된다.

지관스님은 1932년 포항 청하면 유계리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6세 때인 1947년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律師, 계율에 정통한 승려)였던 자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어 1953년 통도사에서 비구계(스님이 지켜야 할 계율)를 받았다.

한국불교 대표 학승인 지관스님은 1960년 조계종단에서 최연소 강사, 최연소 해인사 주지(38세)를 지냈으며, 스님 최초로 동국대 총장(1986년)에 취임하는 등 후학들을 지도하는 탁월한 능력과 해박한 지식을 인정받았다.

스님은 1990년대 후반까지 동국대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수많은 논문과 저술을 남겼다. 지관스님은 1991년 동국대 총장에서 물러난 후 사재를 털어 창경궁 근처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개원했다.

스님은 세계 최대의 불교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을 출간, 현재 13권까지 펴냈다. 또 한국불교학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원로의원으로 2005년 제32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지관스님은 종단의 안정과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고 불교 중흥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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