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북한을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 심층 분석 6 - 리영호
[기획] 북한을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 심층 분석 6 - 리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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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영호 군 총참모장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연합)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지난달 29일 북한은 김정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장례를 위한 중앙추도대회를 열었다.

당시 주석단 중앙에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등장했고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도열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군 최고 실세로 꼽히는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함께 했다. 리영호는 전날 영결식에서 영구차 맨 앞 호위를 담당했는가 하면, 국가장의위원회 명단 232명 가운데에선 서열 4위에 올라 시선을 끌었다. ‘김정은의 오른팔’로 불리는 리영호가 이번 영결식 행사 전면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군 총참모장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리영호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급부상한 인물이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북한 총참모부는 10여 개의 군단과 8개의 훈련소, 공군사령부와 해군사령부의 전·평시 작전 및 훈련계획을 세우며 이를 집행하고 있다. 동시에 실제적인 군령권을 갖고 북한군의 지휘통솔을 담당하는 부서이기도 하다.

장성급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총참모부는 평양시 서성구역에 있는 인민무력부 청사의 10개 동에 분산 배치돼 있다. 이곳에는 북한군 작전을 총괄하는 작전국을 포함해, 70여 개의 국·처·부·총국·지도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영호에 대한 소개는 ‘참모장직’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영호가 겸하고 있는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간과해선 안 된다.

리영호는 김정은과 함께 2010년 9월,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에 개최된 당의 최고기관에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 올랐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선 그간 비상설협의기구라는 한계를 가졌던 당중앙군사위의 위상을 강화했다. 즉, 당중앙군사위가 군대를 상시적으로 지휘·지도할 수 있는 최고군사지도기관이 되면서 국방위원회를 능가하는 파워를 가지게 된 것이다. 김정은이 아버지가 위원장으로 있던 국방위원회에 적을 두는 대신, 당중앙군사위의 사실상 제1부위원장으로 등극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같은 해 10월 26일에는 당중앙군사위가 국방위를 대신해 북한의 국가국방기관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맡는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대표단과 중화인민공화국 고위군사대표단의 회담’이 개최됐는데, 당초 이 자리에 참석할 북측의 수석대표로는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이 점쳐졌다. 그러나 이변이 발생했다. 국방위에 아무런 직책도 가지고 있지 않은 리영호가 수석대표로 참석하면서 예상을 깬 것이다. 당중앙군사위 소속인 리영호가 국방위를 제치고 국가 국방지도기관 간의 회담에서 대표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최고사령관’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고 총참모장이자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리영호가 김정은의 군부 장악을 지원하는 군 지휘 구조가 안착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병전의 달인’… 김정은에 절대적인 충성
1942년생인 리영호는 강원도 통천군 출신이다. 북한이 공개한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혁명유아 교육기관인 엘리트 학교 ‘만경대혁명학원’을 졸업하고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 입학했다. 1959년 8월에는 조선인민군에 입대했다. 이후 조선인민군 중장 승진(2002년), 평양방어사령관 임명 및 상장 승진(2003년), 총참모장 임명 및 대장 승진(2009년), 차수 승진(2010년)이라는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을 기록했다.

보통 장성급이 한 계급 진급하는 데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리영호는 중장에서 상장이 되는데 1년 5개월, 상장에서 대장이 되는데 5년 5개월, 대장에서 차수가 되는데 1년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고속 승진의 배경에는 그의 출중한 능력과 절대적인 충성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리영호는 사단 참모장, 군단 작전부장, 총참모부 작전국 부국장, 부총참모장을 거쳐 총참모장에 오른 ‘작전통’이다. 아울러 북한에선 내로라하는 포병 전문가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재학시절 리영호에게 포병전을 배웠다는 설은 거의 기정사실로 통하고 있다.

친북성향의 온라인 매체 ‘민족통신’은 김정은이 군 경험을 쌓기 위해 당시 평양방어사령관이던 리영호 밑에서 포병 지휘관 생활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때 김정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이면서 김정은 시대의 군부를 담당할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을 공산이 크다.

한편 북한군에서 2009년 5월께 배포된 것으로 알려진 대외비 문건은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현대 군사 전략가는 포병을 능숙히 사용해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는데 ‘포병전문가’ 리영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 더해 리영호가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아 쉽게 휘둘리지 않고 신뢰할 만하다는 점도 그의 고속 승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영호에 대해 조사·발표한 유혜정 씨는 “다른 인물과 달리 눈에 띄는 고속 승진을 하고 짧은 시기에 높은 서열에 오른 것은 파워엘리트 리영호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김정은이 후계자 지위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이화여대 북한학협동과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 통치엘리트 연구’ 수업(지도교수 정성장) 발표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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