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회원교단 세력화에 경고 메시지
회원교단, 정상화 명분으로 대책위 구성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이 성명서를 통해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측을 포함, 주요교단들에게 경고 및 비난을 쏟아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성명은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비난과 폭력 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한기총이 강수를 내놓았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한기총이 국민일보를 통해 성명을 낸 30일 예장통합, 고신, 백석, 기성 등 주요교단은 ‘한기총 정상화 대책위’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길자연 대표회장의 금권선거 논란, 한기총임원회와 회원교단 간 법정다툼 등 1년 넘게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기총을 정상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내분 사태에 대해 한기총에 대책을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회원교단이 연합해 직접 나서서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같은 날 아침에 한기총이 성명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기총이 교단들의 연합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경고성 성명을 발표한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성명에는 한기총 정상화 대책위의 주축이 되고 있는 통합 측의 목사들에 대한 비난과 조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반대 세력에 대해 “한기총의 주도권을 계속 쥐려고 하는 행태”라고 표현해 일련의 사태가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벌어진 것임을 인정했다.

길 목사는 성명을 통해 최삼경 목사를 다시 한 번 이단으로 규정하고, 통합 측 총회장 박위근 목사와 부총회장 손달익 목사, 부총회장 오정호 장로, 서기 김동문 목사, 회의록 서기 장명하 목사, 회계 김계룡 장로, 부회계 권복주 장로,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 등을 이단 옹호자로 지목했다.

아울러 “그에 동조하는 일부 교단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질서확립대책위원회와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한기총 길자연 목사와 회원교단이 대립하게 된 발단은 지난 10월 28일 열린 실행위원회다.

이날 7월 특별총회 당시 결의한 (개혁)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을 재개정했다. 재개정된 사항을 적용하면 합동 측의 홍재철 목사가 차기 대표회장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이에 주요 교단별로 돌아가면서 대표회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기존 정관에 따라 대표회장직에 기대를 걸고 있던 교단들은 합동 측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통합을 중심으로 백석, 고신, 예성, 기하성 등 9개 교단은 성명서를 발표했고, 한기총도 이에 반박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한기총은 12월 15일 임원회를 열고 대신과 고신, 합신, 예성 등 4개 교단에 비방을 이유로 행정보류 결정을 내리고 CBS, 들소리신문, 기독교보, 뉴스앤조이 등 교계 언론에 대해 한기총 출입금지를 결의했다.

반면 이날 한기총은 예장 합동보수와 정통개혁 등 3개 교단과 옥수수재단(이사장 홍재철 목사)의 한기총 가입을 승인해 교계언론과 회원 교단의 지탄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길자연 목사는 제23회 정기총회를 19일 길 목사가 시무하는 왕성교회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기총대책위가 공식 출범된 상황에서 이번 정기총회에서 한기총에 어떤 기류가 흐르게 될지 한국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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