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는 중동 민주화 시위를 비롯해 평창올림픽 유치와 조선왕실의궤 환수, ‘아덴만 여명작전’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 등 희망과 환희의 소식이 가득했다. 반면 일본대지진과 한미 FTA 비준 논란, 도가니 파장 등 갈등과 분열, 슬픔, 위기 등도 적지 않았다. 본지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올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국내외 주요 뉴스를 각각 10개씩 선정했다.

1 한미 FTA 비준

국회에서 4년을 넘게 끌어왔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지난 11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나라당의 기습 단독처리로 FTA 비준안이 통과하는 데는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던지고, 본회의장 유리창이 깨지는 등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최루탄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앞서 2008년에는 한미 FTA 처리 과정에서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해 세계적인 망신을 샀다.

2 복지논쟁 확산

올해 초 무상급식으로 시작한 복지논쟁은 10.26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오세훈 시장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박원순 시민후보가 시장직에 올랐다. 비싼 대학등록금에 반발한 학생들의 시위로 촉발된 반값등록금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지는 등 우리 사회 전체의 화두가 됐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과 대학의 부적절한 예산 편성 등은 끊임없는 논란이 됐다.

3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더 이상의 아픔의 눈물은 없었다. 단지 뜨거운 기쁨의 눈물만 있었을 뿐. 두 차례의 좌절을 겪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더욱 빈틈없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완벽한 동계올림픽(2018) 유치를 확정한 평창이 남아공 더반 하늘을 승리의 함성으로 물들였다. 2000년 10월 동계올림픽(2010)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시작된 평창의 야심찬 도전은 약 11년이나 지난 2011년 7월 6일에야 열매를 맺음으로써 그 빛을 보게 됐다.

4 아덴만 여명작전

지난 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가 우리 해군 청해부대에 의해 구출됐다. 청해부대의 작전은 총격전 과정 중 부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 외에 희생자가 한 명도 없어 완벽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덴만 여명작전’이란 암호명으로 감행된 이번 작전은 국내 사법 사상 소말리아 해적을 재판하는 첫 사례가 되기도 했다. 또 정부가 피랍선박에 첫 군사작전을 시도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5 광주 인화학교 ‘도가니’ 파문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해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던 영화 ‘도가니’는 개봉 이후 실제 영화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그 여파가 경찰과 교육청, 관할 자치구에 이어 사법부까지 번졌다. 결국 해당 학교는 문을 닫았고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행 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도가니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6 저축은행 사태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상반기에 부산 대전 부산2 전주 중앙부산 보해 도민 등 8개 저축은행이, 하반기엔 경은 제일 제일2 프라임 대영 에이스 파랑새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영업정지 이후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대출 비리, 금융권 내 모럴해저드 등이 드러났고 검찰의 비리 수사 중 저축은행 임원 2명이 자살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까지도 후순위채권자들의 피해보상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7 日에 빼앗긴 조선왕조도서 반환

지난 192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던 ‘조선왕실의궤’ 포함 1205책의 조선왕조도서가 약 100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반출된 도서가 모두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거둔 쾌거다. 이번에 돌아온 조선왕조도서는 조선왕조의궤 81종 167책과 이등박문 반출도서 66종 938책, 증보문헌비고 2종 99책, 대전회통 1종 1책이 포함된 것으로 총 150종 1205책이 환수됐다.

8 안철수 신드롬

안철수 서울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9월  초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이른바 ‘안풍(安風)’이 기존 정치권을 휩쓸고 간 것이다. 젊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그의 등장으로 기존정치에 대한 국민의 강한 불신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며 강력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그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고 신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했다.

9 디도스 한나라당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를 지낸 공모 씨가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문이 일었다. 공 씨가 단독범행을 주장하는 가운데 한나라당과의 연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 지도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도하차했다. 특검 도입론이 나오고 있으며, 수사 결과에 따른 파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10 군부대 자살사고 속출

잇따른 군부대 자살사고가 사회적 논란을 일고 있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군 장병의 자살 사고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5년 54명에서 지난해 82명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군 당국은 장병들의 자살이유를 가정환경, 신병비관, 건강문제 등으로 꼽았다. 이밖에 신세대 장병들이 군복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7월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잇따라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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