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책은 신문에 자주 나오는 단어 중에서 자세한 뜻풀이가 필요한 낱말을 집중 분석해 백과사전식으로 엮었다. 교열전문 기자인 저자가 이 책을 만든 이유는 ‘말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직업상 늘 국어사전을 뒤적였는데, 그 속에 담겨 있는 짧은 풀이만으로는 궁금증이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장본인(張本人)’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나쁜 일을 빚어낸 바로 그 사람’으로 풀이돼 있다. 문제는 여기서 뜻풀이가 끝난다는 점이다. ‘왜 장본인이 나쁜 일의 주동자’인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에 따르면 본래 ‘장본’은 고대 역사가들이 역사를 서술할 때 미래에 대비해 ‘미리 복선을 깔아 두는 것’이었다. 책은 이처럼 말의 속뜻을 추적해 알차게 풀어내고 있다.
다음은 책이 소개하고 있는 어원들이다.

◆ 라이벌
경쟁자를 뜻하는 ‘라이벌’의 어원은 놀랍게도 ‘river’ 즉 강에서 흘러나온다. 라틴어에서는 강을 ‘rivus(리부스)’라 하고, 그 강물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을 ‘rivalis(리발리스)’라고 한다. 영어 ‘rival’은 이 ‘rivalis’에서 나온 것으로 처음에는 ‘동료’란 뜻으로 쓰였다. 강은 예나 지금이나 생명의 젖줄이다. 지금도 농촌에선 밭에 공급할 물을 확보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라이벌에 ‘경쟁자’라는 뜻이 생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박차를 가하다
‘일이 빨리 진행될수록 힘을 더하다’란 뜻인데 ‘박차(拍車)’란 기수(騎手)의 구두 뒤축에 장착하는 톱니바퀴 모양의 물건을 말한다. 기수는 경마 도중 말이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데 이를 ‘부조(扶助)’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채찍으로 치거나 신발에 매단 박차로 말의 배를 툭툭 차 명령을 전달하는데 이것이 ‘박차를 가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박차를 잘못하면 자칫 말이 다칠 수 있으므로 초보자에게는 박차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고 한다.

장진한 지음 / 행담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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