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명소 나와 분위기 만끽…실내공간도 북적
도심 제외 주요도로 "평소 주말 수준"

(서울=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서울 도심은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탄절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가는 곳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시내 거리 곳곳에는 전날 내린 눈이 남아 '화이트 크리스마스' 느낌을 내기도 했다.

◇ 꽁꽁 싸매고 외출 =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다들 털모자와 털장갑, 목도리를 감는 등 추위에 대비해 '중무장'을 한 모습이었다.

청계천은 평소 주말보다 두 배가량 많은 인파가 몰려 물가로 줄을 서서 내려가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세훈(37.회사원)씨는 "춥지만 크리스마스는 도심에서 느껴야한다는 생각에 아들 둘과 아내까지 네 식구가 모두 나왔다"며 "온갖 방한도구를 다 갖추고 나와도 정말 춥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걸 보니 나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는 1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정원 800명을 가득 채웠고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도 500명이 넘어 광장 전체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나온 이모(25)씨는 "날이 추운데도 스케이트를 타고 여러 바퀴 돌다 보니 재밌어서 추운 줄도 몰랐다"며 "오늘은 여자친구와 바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내일은 가족과 함께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어딜 가나 '만원' = 어둠이 깔릴수록 기온은 더 내려갔지만 도심으로 몰려나오는 시민들로 어딜가나 북적였다.

시내 명소인 명동을 찾으려는 시민들로 명동역 출구는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명동 거리 곳곳에서는 10~20대가 10여명씩 무리 지어 행인들에게 '프리 허그'를 선사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내기도 했다.

노점상을 하는 박승자(62.여)씨는 "재료가 벌써 동났다. 추우니까 어묵이나 떡볶이 먹는 사람이 평소보다 3~4배는 많은 것 같다. 불경기라 작년처럼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몸은 춥지만 힘이 난다"고 말했다.

유명 맛집인 명동교자 식당 앞에는 손님들이 네겹으로 줄을 서 있었다. 식당 직원은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고 했다.

대부분 중저가 음식점은 대기 줄이 바깥까지 나왔지만 한우 음식점이나 고급 한식당은 상대적으로 손님이 한산했다.

명동성당 안은 자정부터 열리는 성탄미사를 앞두고 이른 저녁부터 수백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남산공원도 연인이나 가족 단위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부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는 셔틀버스 타기를 포기하고 도보를 선택한 시민들로 가득 메워진 모습이었다.

◇ 실내 공간도 '북적' = 추운 날씨 탓에 대형 실내 공간을 찾는 시민들도 많았다.

삼성동 코엑스몰 관계자는 "평소 주말보다 30%가량 많은 20만명이 온 것으로 추산한다"고 했다.

코엑스몰에 있는 복합영화관도 이날 영화표 대부분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대기자가 늘어섰고 특히 선물가게는 성탄절 선물을 고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선물가게 직원 박모(35.여)씨는 "3년째 여기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손님 수는 한파가 몰아쳤던 작년과 비슷한데 올해는 크리스마스카드가 유난히 많이 팔린다. 화려한 것보다 실용적인 선물을 고르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 교통 "평소 주말 수준" = 크리스마스 이브라 차량 정체를 예상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서였는지 차량 흐름은 평소 주말과 비교해 다소 혼잡한 정도를 보였다.

다만 종로와 을지로, 퇴계로 등 도심부와 강남역, 삼성역 등 강남 일부 지역은 차량이 많이 몰려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오후 5~7시께 차량이 몰려 정체가 극에 달했지만 이후부터 간선도로부터 흐름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 도심 등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평소 주말보다 조금 많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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