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따돌림과 교사 무관심에 자살 선택”
학교 “사실 일부 유족 주장과 달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전에서 자살한 여고생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과 사촌오빠라고 밝힌 김모(24) 씨의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이 죽음을 놓고 학교 측과 유족들이 벌이는 진실 공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대전시 서구 내동에 사는 여고 1학년생 A양은 친구들과 다툰 후 따돌림을 당했으며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마저 거절당하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사건 당일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 말다툼을 한 후 사물함에 있는 책을 다 들고 나와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 자신의 집이 있는 4층과 옥상으로 가는 14층 버튼을 동시에 눌렀다. A양은 4층이 아닌 14층에서 내렸고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아파트 입구 옥상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양의 죽음 후 학교 측의 방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유족과 그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학교 측과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던 중 A양의 사촌오빠라고 밝힌 김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씨는 “사건 당일 A양은 담임교사를 찾아가 힘들다고 토로했고 담임은 친구들끼리 문제이니 자신이 개입할 일이 아니고 너희끼리 해결하는 게 맞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 당일도 9교시 수업 도중 같은 반 학생들과 다툼을 벌였음에도 교사는 아무런 제지 없이 나갔으며 A양을 괴롭히던 친구들은 다른 반 아이들과 함께 ‘죽어라’ ‘네까짓 게 죽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유족의 주장은 일부 사실이 아니라며 당일 A양과 반장은 왕따 문제로 담임에게 상담을 요청했고 15분간 상담을 하던 교사가 몸이 좋지 않아 다음날 상담을 이어가기로 하고 상담을 중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교과 선생이 제지했으며 A양과 말다툼을 한 친구들도 ‘죽어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사과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유족과 학교 측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는 가운데 경찰은 양쪽의 의견을 접수하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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