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조사 후 20시간 만에 귀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거액의 회삿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이 19일 검찰에 출두, 20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20일 새벽 5시 35분께 귀가했다.

이번 검찰 소환이 네 번째인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2월 SK그룹 분식회계시건 이후 8년여 만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 회장은 ‘오해를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았고 충분히 해명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을 상대로 총수 일가의 사적인 투자를 위해 SK계열사의 투자금 500억 원을 빼돌렸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횡령 과정을 주도한 것이 동생인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라고 보고 있지만, 최 회장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최 회장을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선물 투자를 위해 회사 자금에 손을 댈 이유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SK해운 고문 출신 김원홍 씨도 국내로 들어오는 대로 체포해 그룹 총수 일가의 투자를 맡게 된 배경과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 원 가운데 일부를 빼돌려 선물 투자나 손실보전 용도로 사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 회장은 그룹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과다 지급하도록 한 뒤 일부를 빼돌려 2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최 회장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최 회장 형제의 추가 소환 여부와 사법처리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횡령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 부회장을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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