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철 “7.7 정관 원래 없던 것… 대표회장 인준 때문에”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공동회장 홍재철 목사가 한기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홍 목사는 “지난 7월 7일 특별총회 정관개정은 대표회장 인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지난 12일 오후 2시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는 회의를 주최한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와 최근 최삼경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한 한기총 질서확립위원들 그리고 홍재철 목사였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홍재철 목사는 그동안 정관개정 문제로 시끄러웠던 특별총회에 대한 한기총의 숨은 이야기 밝히기에 나섰다. 홍 목사는 “이 자리에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겠다”면서 이어 “원래 7.7 정관은 없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총회 직전에 이광선 목사의 뜻대로 만들어진 것에 길자연 목사가 동의하면서 특별총회 때 발표하기로 했는데 직무대행이 새로운 정관을 만든 것”이라며 “그것이 통과되지 않으면 한기총 정상화가 어려울 것 같아 대표회장 인준부터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길자연 대표회장의 입장은 달랐다. 길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기총 소속 일부 회원교단들이 한기총을 음해하고자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결국 기자회견은 한기총 운영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강조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길 목사는 “한국교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위상을 훼손하는 근거 없는 비방․소송전은 중단해야 한다”며 “만일 한기총 해체 의도를 가진 배후 인물이 있다면 뒤에 숨어서 음해하지 말고 당당히 임원회와 실행위원회 등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서 말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최근 한기총에 이의를 제기한 10개 교단 가운데 특히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조성기 사무총장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성기 목사가 몇몇 교계 인사들을 비방하며 한기총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데 소속 교단은 왜 이러한 일들을 제재하지 않느냐”며 우회적으로 통합 측을 겨냥해 말했다.

실제로 조성기 목사와 예수교대한성결교(예성) 총무인 최귀수 목사 등 14개 교단 총무들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10월 28일 한기총 실행위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시점에서 한기총은 최근 임원회 및 실행위원회가 잇따라 연기되면서 논란은 증폭됐고 이에 대해선 조만간 실행위원회를 열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정확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또 문제가 된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삼경 목사의 이단 판정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기총 질서위원 이승렬 목사는 “최삼경 목사가 그동안 이단을 색출한 공로는 지대하지만 7개 회원교단에서 이단성이 있다는 진정서가 들어와 부득불 이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는 이단이라기보다는 이단성이 있다”고 수위를 낮췄다.

이는 얼마 전 한기총이 최 목사를 ‘심각한 이단이자 신성모독’이라고 몰아세운 데 대해 한 발 물러선 것이며 회원교단의 반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리했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홍재철 목사의 발언으로 한기총의 불법과 임기응변식 대응이 더 밝히 드러나면서 향후 한기총이 어떤 식으로 이를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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