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경청워크숍’을 열었다. 박원순 시장이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

“실패한 청년 사회적기업가에 금융지원·경영컨설팅 지원 필요”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공부 멘토사업을 벌이고 있는 (주)공신닷컴은 청년기업가가 함께 모여 만든 소셜벤처다. 지난해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인건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공신닷컴은 강의 수익의 일정 부분을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사용한다. 공신닷컴 고승진 팀장은 “사교육 경쟁이 과열되면서 돈이 있으면 공부를 잘하고 돈이 없으면 공부를 못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형성됐다”며 “돈이 없는 학생은 처음부터 뒤처진다는 식의 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 멘토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신은 청년기업가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소재 대학생 연합 교육 봉사 동아리가 함께해 돈이 없어 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학생에게 멘토가 되어 효율적인 공부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회적기업, 사회적 가치·이윤창출
공신닷컴처럼 이윤추구를 위한 기업과 달리 우선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이윤 창출을 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해결문제와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한 공급확대방안으로 시작됐다.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만들어져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불과 3~4년 전의 일이다. 올해 1월 사회적기업의 육성과 진흥에 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신설됐다.

특히 청년실업 해소의 한 방안으로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활동비, 인건비, 전문가와 연계한 멘토링 서비스 등 올해 112억의 예산을 투입해 1600명의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각 지자체에서도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예비사회적기업을 지정해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도 서울형 사회적기업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 예산안 발표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기업 지원을 포함시켰다.

◆“실질적 교육 마련·사회적 구조 변해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발표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6.7%로 25만 9000명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실업률이 전년동월대비 0.3%포인트 줄었다고 밝혔지만, 국회 입법조사처가 올해 1~9월 체감실업률을 분석한 결과 청년 체감실업률이 1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실업률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년 사회적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정상훈 (재)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인큐베이팅 센터장은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고, 벤처기업의 성공률이 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사회적기업 성공률은 이것보다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작단계에 있는 사회적기업이 앞으로 청년 일자리창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양한 교육 부재와 사회적기업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이 정립돼야 함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고승진 팀장은 “젊은 층이 사회적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꺼린다”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의 고용창출 등 복지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회적 공헌이라는 가치가 중요하며 그래서 더 능력 있고 도전정신·열정이 있는 청년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사회적기업연구원 문흥석 센터장은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해 실질적인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현재 교육은 기초지식 수준으로 이뤄지는 것이 많다”고 꼬집었다.

사회적 구조가 변해야 한다는 정상훈 센터장은 “위험감수가 필요한 만큼 실패할 확률이 아직까진 높은데 패자부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들은 대게 일반적인 비즈니스 경험이 없고, 사회적기업은 일반기업하고 다르게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려다 보니깐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센터장은 사업초기에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마련해 줘야 하며 성실하게 기업을 운영했지만 실패한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선정해 최장 3~5년까지의 체계적인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이 200만 개를 넘지 못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업, 시민사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사회적기업에 청년기업가들이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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