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8월 27일 인천 송도 센트럴 공원에 개장한 ‘더바이블엑스포2010’ 전시장에 세워진 바벨탑이 일주일 뒤 불어 닥친 태풍 ‘곤파스’에 의해 처참히 무너졌다. (천지일보 DB)

정‧교계 유력인사 문제 생기자 “모르는 일”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성경에 나타난 인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리고자 시작했던 ‘더바이블엑스포2010(바이블엑스포)’이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며 종교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

더바이블엑스포는 작년 8월 27일 개장했지만 진행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수백억 원의 피해액과 수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해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주)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불어 닥친 태풍 곤파스에 의해 시설구조물 등 90억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겉으로 보면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파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복음전파를 위한 목적이 아닌 교계로부터 수익창출을 할 목적으로 시작된 사기극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개막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사기 혐의가 드러나 이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기독시민연대 정함철 사무총장은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행사의 불법성을 드러냈지만 주최 측은 1년 2개월 동안을 끌고 오면서 엄청난 피해자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10일 국민일보에 “이곳(바이블엑스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체는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 그리고 선교사역을 위해 가치있게 쓰여질 것입니다”라고 전면광고를 내기도 했었다.

이 단체는 애초 운영 능력이 없던 회사였는데 정‧교계 인사들의 이름으로 명분을 유지하고 기독교인에게 자금을 모을 계략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조직위원회 구성을 보면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대회장으로, 국가조찬기도회 초대 회장을 지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인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상임고문으로,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와 현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등이 고문으로 함께해 정‧교계 유력인사들이 관여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은 나중에 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가 사기 혐의로 도마 위에 오르자 마치 자신들은 전혀 이 회사와 연관이 없는 것처럼 말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조직위를 구성할 때 추천서를 보낸 후 수락서도 받고 위촉장을 보내 본인의 동의를 얻어 진행했음에도 처음엔 큰 기독교 행사인지라 이름으로 올려도 된다고 해놓고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니까 ‘왜 내 이름이 올라갔느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답했다.

더바이블엔터테인먼트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던 정함철 사무총장은 “기독교의 이름을 빙자한 사기행각은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면서 “목사님들이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해보고 협조하다보니 문제가 커지고 있다. 문화선교라는 말에 무조건 현혹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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