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서울 영동교회에서 열린 한기총 해체 촉구와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기도회에서 김형국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연합 강조하지만 분열 중인 한기총, 교계안팎 ‘빈축’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의 연말 모습이 극상극하를 보여주고 있다. 한쪽에선 ‘건강한 단체’라고 자축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해체를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렸다.

지난 6일 서울 영동교회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주최로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모임에는 200여 명이 교인들이 참석해 돈과 권력에 물든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는 “정말 안타까운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서울 한복판 여의도에선 한기총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연말 행사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돈과 권력’ 그리고 ‘잘못된 종교적 확신’이 합성된 변종 악성 바이러스에 걸려 있다”며 오늘날 개신교 지도자들이 2000년 전의 서기관·바리새인처럼 교인들에게 잘못된 구원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림 때 서기관‧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진리인 양 가르치며 엄청난 악성 바이러스를 퍼뜨려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도 이와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현실 가운데 예수님이 다시 오셨다한들 알아보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설교가 끝난 후 ‘돈과 권력이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도록’ ‘한기총 해체 이후 또 다른 당파가 생기지 않도록’ 등을 위해 기도했다.

같은 날 한기총은 기윤실의 기도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6시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교계‧정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밤’이라는 연말행사를 가졌다.

이날 한기총 모임에는 각 교단 총회장 및 증경총회장이 참석해 축사와 격려사를 전하기도 하며 한국교회의 화합과 일치, 영성회복을 염원했다.

이 자리에서 한기총 명예회장이자 예장통합 측 증경총회장인 박종순 목사는 “한기총은 복음을 믿는 건강한 교단들의 모임”이라며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한기총의 정체성과 연합에 금이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목사의 말과는 달리 한기총은 회원교단의 반발을 사는 등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특별총회 이후 특정인을 위해 정관을 개정했다는 지적과 함께 회원교단의 반발을 샀는가 하면, 이후 개정에 반대하는 교단에 행정보류 처분 등을 하면서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한기총 소속 교단들마저도 불신의 뜻을 내비치며 개혁을 외치고 있다.

또 지난 2일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금권선거도 모자라 이제는 ‘집안싸움’까지 하고 있다”며 한기총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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