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연비 규제 강화ㆍ경기침체 원인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차세대 차량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연비와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 시장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대안책 중 하나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플러그하이브리드카 등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차세대 차량의 기술 개발을 위해 합종연횡(合從連衡)을 추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독일 BMW와 친환경차 분야에서 폭넓은 제휴 협상을 하고 있다고 지난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앞으로 도요타와 BMW는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갈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BMW로부터 저연비차에 탑재할 디젤엔진을 조달하고 하이브리드차 기술도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젤자동차 중심의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도요타는 이를 통해 유럽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작년 유럽에서 도요타의 성적을 살펴보면 차량 판매 대수는 81만 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점유율도 4% 안팎에 그쳤다.
BMW도 도요타와의 제휴를 통해 디젤엔진의 양산 효과와 함께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도요타는 또한 이번 제휴에 앞서 지난 8월 미국의 포드자동차와 소형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요타는 이로써 외국 자동차회사와 두 번째 제휴를 맺는 것이다.
BMW도 경쟁 업체와의 제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프랑스 푸조와 플러그인 전기자동차용 전동기와 충전기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으며 다임러와는 친환경 소형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도요타와 BMW만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협력의 바람은 계속적으로 불어왔다.
르노ㆍ닛산과 다임러는 지난해 4월 상호협력을 다짐하며 부품 조달 및 기술개발 관련 업무제휴를 맺었고 미래형 전기차도 함께 개발키로 했다.
두 업체는 멕시코에 합작공장을 신설하고 승용차를 공동 생산하기로 했다. 닛산은 미쓰비시와도 고연비 경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 바람은 자동차 부품 업계에도 불어왔다. 지난 24일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안전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일본 타카타와 차세대 안전시스템 부품 개발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두 회사의 공동 개발할 안전시스템 부품은 ASB(Active Seatbelt)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차세대 능동형 시트벨트다.
이 시트벨트는 기존 벨트와 달리 위험요소 발생 이전에 차간거리유지장치 및 차선유지장치 기능이 연쇄적으로 반응해 시트벨트에 위험인지 신호를 보내면 긴급제동이나 회전 시 탑승자의 안전벨트를 강하게 조이거나 진동을 통해 사고 위험성을 알려준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현대기아차의 양산모델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으며 이번 제휴에 그치지 않고 다른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