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등의 하루 전력 사용량을 그래프로 표현한 아이패드 화면. 그래프의 하단에는 시간(8H,…, 16H)이, 막대그래프 상단에는 시간별 전력 사용량(46W,…, 54W)이 표시돼 있다. (에코센스 제공)

 

수작업 측정서 자동측정·제어·분석으로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전기세 아끼려고 가전제품도 처분했는데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이 나왔어요. 어떤 것을 더 절약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기세 폭탄 맞았어요. 추워서 온풍기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 없을까요?”

이는 포털 사이트 등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최근 들어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 등 녹색 실천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장소에서든지 수시로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전력 소비량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 개발돼 시범 운영 중이다. 바로 ‘스마트형 온실가스 배출 감시‧제어 시스템’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전력 사용량을 동시에 측정하고 원격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환경부와 기술원에서 추진한 바 있는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연구 주관기관인 (주)에코센스에서 개발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력 및 에너지 측정 장치가 대부분 측정하는 데에만 사용됐다면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시스템은 데이터 측정과 함께 분석 및 제어도 할 수 있어 효율적인 녹색실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기업과 공공건물 및 대형빌딩은 물론 가정에도 간편하게 설치 가능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에너지‧전력 낭비 최소화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무실‧가정‧매장서 탄력적인 녹색실천 가능
누구나 손쉽게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전력과 에너지 절약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탄소경영을 할 수 있어 앞으로는 기업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배출량이나 에너지 전력 소비량 등 수치는 개인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앱 개발을 통해 원격에서 사용량과 전력 제어가 가능하다. 이에 외출 시 전원을 끄지 않은 게 생각났다 하더라도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제어가 가능해 불필요한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기존 장치들은 사람이 일정한 시간에 직접 수치를 측정해야 했으나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해놓은 시간 간격마다 수치 값을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시간‧요일‧월별 등으로 사용량의 적고 많음을 그래프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에코센스 이훈 BEMS 차장은 “신축 아파트는 이 같은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측정이 어려웠던 대부분 아파트나 주택, 오래된 건물 등에서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기술개발실 윤영훈 전문위원도 “자녀와 직접 수치를 확인하면서 에너지를 줄여나갈 수 있어 막연한 절약운동이나 억지로 절약정신을 심어줘야 하는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 가정용 측정기의 경우에는 제품별 전원 콘센트마다 측정기를 연결해야 돼 번거로울 수 있다.

현재 이 시스템 설치는 기업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등 14개소 공공기관 및 69개의 일반기업,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건물 및 유통업체 4개소에 시범 설치·운영되고 있다.

회사에서는 야근 및 철야 근무 시 개인조명으로 대체, 심야 공조팬 가동 중지 및 개인 환기로 전환, 과도한 에어컨 가동 감축 등 제2의 전사적 에너지 절약운동과 연계 가능하며 이 경우 연간 약 450톤의 온실가스 감축 및 약 5천만 원의 전력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주)에코센스 이훈 BEMS 차장은 “최근 기업 내에서 에너지 절약운동이 활발하지만 어떤 활동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면 시간이나 노력 대비 더 효율적으로 녹색실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은 무단 무정전 설치가 가능하며 공사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 계측기를 설치하려면 빌딩 혹은 사업장의 전체 전력을 차단하기 위해 전선을 자르거나 설비운전을 중단해야 했으나 신 시스템은 단선이나 정전 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무선 송수신기능이 개발됨으로써 기존대비 50%, 이상 비용과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에너지원을 제어하려면 유선 송수신공사를 해야 해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외국도 개발단계… 경쟁력 키울 수 있어
한편 외국에서도 이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훈 BEMS 차장은 “최근 독일 전시회에서 비슷한 해외 제품이 있을 뿐 다른 나라들도 개발이 시작 단계이다”며 “국내‧외에서 더 활용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에코센스 측은 “이 시스템은 국제수준의 인벤토리 구축뿐 아니라 배출권 거래제도 및 목표관리제 등 저탄소녹색성장에 필요한 핵심기술로서 이미 국내특허를 획득했으며 해외특허도 출원한 상태”라면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