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니라” “원수도 사랑하라” 이 말씀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지키라고 주신 법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계명의 본이 되어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할 종교지도자들이 마치 ‘이 계명은 이제 바뀌어져야 한다’고 외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앞과 뒤도 없다. ‘왜’라는 의문도 없다. 무조건 내 생각과 다르기에 온 국민을 하루아침에 사탄·마귀로 몰고 간다. 지난 미(美) 부시대통령 방한 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주최한 ‘나라사랑한국교회특별기도회’에서 설교를 맡은 조용기 목사는 ‘옳은 길 따르라’는 설교를 통해 부시 반대세력은 마귀가 되어야 하고, 한미동맹은 강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물론 ‘실용외교’라는 말의 의미처럼, 국익에 유익이 된다면 강화할 수도 있다. 즉, 강화하지 말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종교지도자들이 국론분열을 염려한다는 구호를 앞세워 국론분열의 단초를 외려 제공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진정 국가를 염려해서인가. 아니면 국가를 염려하고 있음을 인정해 달라는 모임인가. 어찌 종교지도자들의 발언에서 하나님을 나타내야 함에도 내 생각과 함께하는 세력의 입장과 영광만을 취하려 한단 말인가.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은 무지로 인함이라는 사실이다. 그 무지는 종교권력과 부와 명예욕으로 인해서다. 세상 말에도 옳지 못한 욕심의 결과로 ‘눈멀었다’는 말이 있다. 세상을 선도하려면 세상도 알아야 한다. 그저 편향적인 사고로 주장하고 백성들을 인도해선 안 된다. 실제 왜 반대하고 왜 찬성해야 하는지를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도움 받은 것이 있다면 능력이 될 때 갚으면 되는 것이지 중도를 지향해야 할 종교지도자들이 앞장서 미국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사고로, 또 남에게까지 강요한다는 것은 도저히 봐줄 수 없다.

사실인즉, 그 도움도 자국의 유익 없이 일방적인 도움이었겠느냐는 것이다. 자국의 팽창주의 일환으로 빚어진 결과들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구한말 우리가 무지해 가져온 수치스런 역사를 거울로 삼지 못하고 되풀이하려 한단 말인가. 1910년 한일합방도 전(前)인 1905년 일본의 한반도 지배권과 미국의 필리핀 지배권을 행사하려던 의도가 서로 맞아 떨어지므로 맺어진 양국의 밀약 즉, ‘가쓰라테프트밀약’을 통해 국제관계가 얼마나 냉엄한 현실관계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또,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조약’에선 피해당사자인 한국이 배제된 채 일본과 연합국이 맺은 조약으로 일본의 반환 목록에 독도가 빠져있었으며, 그 이유로 지금까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美)지명위원회(BGN)는 독도가 ‘리앙쿠르 암’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바위덩어리로 취급해왔다.

이 지명위원회는 백두산·압록강을 중국령, 두만강은 러시아령으로 표기하는 등 우리 민족으로선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음은 물론 인정할 수 없는 치욕의 현실을 또다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다. 혹여 표기라도 바꿔주면 은혜라도 입은 것인 양 길길이 기뻐 뛸 판이다. 이게 우리 지도자들의 의식이며 현실이다. 밑도 끝도 없이 예수 믿으면 구원이라는 맹목적인 신앙의 습관이 이제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진정 나라를 걱정한다면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조언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를테면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의 뿌리다. 그럼에도 외세의 끈질긴 영토찬탈음모가 드러나고 있음에도 교과과정에서 삭제시키는 이러한 무모하고 무지한 나라가 어디에 또 있을까.

일본의 독도찬탈음모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또한 오래전부터 중국정부의 계획적인 역사왜곡이요 이를 통해 백두산 등 대한민국 영토의 근간을 이루는 땅 덩어리를 흔들어 뿌리 깊은 민족의 정체성마저 위협하고 있음에도 무조건적인 외교를 선동하는 몰지각한 종교지도자들이 있어서 되겠는가. 베이징 올림픽의 이면에는 이러한 동북공정으로 왜곡한 거짓 역사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려는 무서운 의도가 도사리고 있음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지와 무식함의 결과로 빚어진 사건이 있다. 2005년 3월20일, 그때도 일제의 독도 만행이 있었다. 모 종교단체에선 수만명이 밀집한 가운데 ‘일본독도만행 규탄대회’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거행했다. 어이없는 것은 이 종교단체를 음해하려는 타 종교단체 지도자들의 일방적인 제보와 사실 확인도 않은 채 모 방송사의 일방적인 보도가 있었다. 물론 당시의 제보와 보도는 허위였음이 확인결과 밝혀졌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동영상자료가 증명하듯 당시의 규탄대회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감행된 행사였음에도 제보자 측과 방송사 측은 동영상의 내용은 아랑곳없이 부도덕한 종교단체로 폄하하는 내용으로 편집 활용했다는 사실은 우리들의 수준을 잘 말해주고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도 각자의 길이 있고 역할이 있다. 국론이 분열되는 언행은 삼가고 국가의 안녕과 미래를 위해 하나 되고 화합하기를 호소하고 기도하고 선도하는 종교지도자들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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