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의 고소에 의해 가이사랴의 헤롯궁에 갇힌 바울은 벨릭스 총독, 베스도 총독, 아그립바 왕과 버니게를 거치면서 자신을 변호하니 로마인들이 바울의 죄를 찾지 못하였다(행 26:31). 바울이 가이사에게 심문받기를 청하니 다른 죄수들과 함께 이달리야(이탈리아)로 떠나게 됐다(행 27:1). 그곳으로 가던 중 그레데 섬의 미항에서 더 이상의 행선이 위태해지므로 바울이 말렸으나 백부장이 그 말을 듣지 않고 행선을 강행하다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났다(행 27:14). 여러 날 풍랑 중에 고생하다 결국 배가 깨어졌으나 다행히 멜리데 섬에 이르러 그곳 토인들의 영접을 받게 됐다(행 28:1~2).

멜리데(Melth) 섬은 지금은 몰타(Malta) 공화국이다. ‘몰타’는 페니키아어로 ‘피한지’ 또는 ‘항구’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남쪽 90㎞에 위치했으며 지중해 중앙의 몰타 제도로 이루어진 섬나라이다. 몰타를 주도(主島)로 고초(Gozo)·코미노(Comino) 등의 섬으로 구성돼 있고 수도는 발레타(Valletta)이다.

몰타의 섬들은 주로 석회암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의 북쪽은 해안선을 따라 고원과 같은 높이의 들쑥날쑥한 절벽이 있고 경사지가 남쪽으로 갈수록 점점 낮아져 남쪽 해안은 낮은 평지를 이루고 있다. 섬 길이는 약 29㎞이고 너비는 13㎞, 높이는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58m 정도이다. 이 섬은 위치상 매우 중요한 곳으로 동서로 횡단하는 여행자나 북쪽에서 남쪽 아프리카로 건너가는 여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지이다.

이곳은 지중해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고학적 유적이 풍부해 선사시대 무덤인 하이포게엄(Hypogeum), 신석기시대 사원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적으로 지정됐다. 몰타가 원산지인 작고 하얀 애완용 개를 몰티즈(Maltese)라고 하는데 마르티즈 또는 마르티스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몰타는 1814년부터 영국 영토로 있다가 1964년 독립해 영국연방에 가입했다. 제1, 2차 세계대전 시 연합군에 가세해 영국을 도운 이유로 영국 국왕 존 6세가 세인트 조지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최대의 항구는 바울의 이름을 딴 성 바울만(St. Paul’s Bay)이다. 멜리데에 도착한 바울 일행을 맞아 토인들은 그들을 동정하여 비가 오고 날이 추운 것을 생각해 불을 피워주었다. 바울이 나무를 넣을 때에 독사가 나와 그 손을 물었으나 조금도 상함이 없는 것을 보고 토인들이 그를 신이라 생각했다(행 28:1~6). 또, 섬의 추장 보블리오의 부친이 열병과 이질에 걸려 누운 것을 바울이 안수하여 낫게 하고 다른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므로 섬 사람들이 바울을 후히 대접했다(행 28:7~10). 거기서 석 달을 지내다 배를 얻어 타고 로마에 들어가 유대인들에게 담대히 하나님나라를 증거하고 예수를 가르쳤다(행 28:31).

이 섬에는 보블리오가 파선 당한 바울 일행을 잘 대접해 준 것을 기념해 세운 보블리오기념교회, 바울이 뱀에 물린 곳에 세워진 기념교회, 바울이 보블리오를 만난 곳에 세워진 바울기념교회가 있다. 또, 카타콤, 바울 그로토(동굴), 바울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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