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2011년 4월 27일 치러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이 선거 결과에선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의 땅에서 개가를 불렀다는 의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이 선거 승리에는 결정적으로 ‘세대 구도’가 영향을 미쳤다.

일찌감치 분당의 큰 아파트에 입주해 비교적 윤택한 삶을 꾸려갔던 50~60대 대부분은 선거에서 강 후보를 밀어줬다. 반면 경제가 무너지면서 사실상 하우스 푸어(house poor) 상태에 빠진 30~40대는 진보성향을 나타냈다. 여기에 일자리 문제로 신음하는 20대가 손 후보를 밀면서 선거 결과가 판가름난 것이다.

책은 이 사례를 통해 왜 가까운 미래에 진보정당이 집권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소득 양극화와 분배 문제를 통해 20~40대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한다.

현재 발생하는 세대 구도 변화의 핵심에는 20~30대가 존재한다. 저자는 이들이 바로 한국 정치 변화의 ‘태풍의 핵’이라고 강조한다. 40대의 민주적 성향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겪으면서 형성된 ‘가치·문화적’인 것이라면 20~30대의 진보적 성향은 IMF 이후 본격화한 신자유주의와 양극화를 겪으면서 형성된 ‘계층적·경제적’인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즉 ‘20 대 80의 사회(전체 인구 중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저항 의식과 세대 정체성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희망의 사다리가 있던 1980년 중반~1990년 중반에는 서민이 중산층으로, 자영업이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활발했다. 그러나 1997년 이후 경제위기의 여파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다리는 사라지고 말았다. 말 그대로 잘사는 사람은 더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사는 사회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맥락에서 ‘복지’가 시대의 요구로서 분출됐다고 직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1930년 대공황 때에도 현재와 매우 비슷한 환경이 조성됐었다. 당시 미국은 뉴딜정책을 실시해 ‘큰 정부’를 지향했다. 그 결과 복지사회가 들어섰으며 경제적 순환 구조가 완성됐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변화를 이끌었던 세대가 20~30대의 젊은 세대였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우리 사회를 바꾸는 것은 결국 청년들”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20~40대의 진보적 성향을 가진 세대가 머지않아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말미에 저자는 “이 세계의 젊은이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이 처한 지금의 위기 상황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우리 20~40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창오 지음 / 폴리테이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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