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송, 법정에 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말아(마라)/ 창살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中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제2절 中

◆ 문학·애국가에도 ‘소나무’ 등장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소나무는 한국인 삶에 깊숙이 자리 잡혀 있다.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푸르른 제 모습을 지키는 형상은 예부터 충신의 절개와 기개를 상징한다. 정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소나무는 나무 중에 으뜸으로 여겨져 왔다. 선조는 소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한평생 살며, 소나무로 짠 관에서 일생을 마무리한다. 또한 아기가 태어나면 부정을 막기 위해 대문에 소나무 가지를 끼운 금줄을 쳐 놓았다.

더 나아가 ‘십장생도’와 ‘오봉산일월도’에 그려진 소나무는 오래 살기를 바라는 선조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곧 장수의 상징이었다.

▲ 소나무가 30년간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로 선정됐다. 사진은 정선 고랭지 전원에 있는 소나무 (사진제공: 윤병삼 작가)
심지어 소나무는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받고 있다. 장관 정도 되는 벼슬에 오른 속리산 정이품송(약 600세)은 지난 2001년 삼척 준경묘의 소나무(약 100세)에 장가들었다.

이처럼 소나무는 한국인에게 곧 삶이고 문화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나무 역시 소나무다. 산림청이 10년에 한 번씩 국민을 대상으로 ‘산림에 대한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나무가 30년간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자리를 지켜왔다.

◆ 다양한 명칭 가진 적송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소나무는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 소나무 중 가장 잘 알려진 적송(赤松)은 지역에 따라 이름이 여러 가지다.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서는 춘양목, 영동지방은 금강송, 태안 안면도에서 약간 휘어지며 자라는 안면송, 그리고 소반을 닮은 반송 등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건너온 백송과 일본 금송 역시 많이 알려진 소나무다.

◆ 법정에 선 금송

기념식수로 자주 등장하는 일본 특산종인 금송이 올해 법정에 섰다. 왜를 물리친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성웅과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의 불편한 만남이다.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현충사 본전에 심은 금송을 두고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사무총장 혜문 스님) 측은 “밖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박 전 대통령이 헌수한 기념식 수목으로 시대성과 역사성을 이유로 그냥 두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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