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더십 공백 우려에 금융불안 지속

(제네바=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9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발표로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정부부채를 축소하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됐지만, 향후 정국의 유동성과 리더십 공백 우려 때문에 시장에 확고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이날 오전 10시11분(GMT) 심리적 위험선으로 여겨지는 7%선을 넘겨 7.024%로 상승했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분트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500베이시스포인트를 넘어섰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또 5년 만기 국채의 금리도 7.14%로 뛰어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처음으로 7%대를 넘었다.

지난 8일 오후 거래 종료시 6.769%를 기록했던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이날 거래 개시 시점에 6.751%로 소폭 하락했다가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서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는 게 금융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도 국채 금리가 7%를 넘기 시작한 시점부터 각각 17일, 22일, 91일 만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더욱이 이탈리아 국채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의 채권 투자전문가 시어런 오헤이건은 AFP에 새 정부 구성과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유럽연합(EU)이 요구한 재정감축 조치를 실행할 수 있을지를 놓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BNP 파리바 투자 분석가들은 "이탈리아 정치 상황이 불투명한 채로 남아있는 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강하게 존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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