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2차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발표했다. 지난 9월 16개 품목을 1차 선정한 데 이어 25개 품목을 추가로 확정해 발표한 것이다.

이번 2차 선정은 지난번과 달리 4개의 항목을 나누고 시장 조건에 따라 더 세부적인 권고를 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번 포함되지 못한 두부와 LED조명, 레미콘 등이 확정됐지만 완전한 합의가 아니라서 불씨를 남겼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이중 논란이 예상됐던 두부는 대기업이 포장용 대형 판두부 시장에서 철수하고 포장두부는 현재 수준에서 확장을 자제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

연간 30~40억 원 규모의 판두부를 급식업체에 납품해 온 CJ제일제당은 동반성장의 취지를 존중해 자진 철수한다고 밝혔다. 판두부 시장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풀무원은 기존 B2C시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조미김은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별다른 타격이 없지만 김치의 경우는 대표브랜드들이 일반식당과 대학에서 철수를 하게 돼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발표에 가장 큰 반발을 보이고 있는 업종은 레미콘과 LED조명이다. 특히 대기업 레미콘사들은 적합업종 지정 철수를 요구하며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동반위의 결정에 따르면 현재 대기업으로 분류된 11개 레미콘 업체는 신규 공장 증설을 자제해야 하고 그 외 (중소기업법상) 대기업으로 분류된 곳도 신규진입을 할 수 없다. 이들은 동반위의 대기업 선정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시장점유율도 높지 않은 상황에서 철수 결정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동반위는 확장이나 진입자제가 시장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LED조명은 대기업이 광원·대량생산 가능 제품에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다품종에 주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오스람·필립스 등 외국 업체가 국내 시장을 독식할 것이 뻔하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반위는 중견대기업이 해당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내비게이션, 정수기, 플라스틱 창문 항목은 반려됐다. 내비게이션은 업체 한 곳이 철회를 결정해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수기는 LG 웅진 동양매직 등 대기업이 자율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론이 내려져 반려됐다. 동반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웅진을 주축으로, 중소기업들에 해외 동반진출이나 실험장비 대여 등 정수기 산업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다음 발표로 연기된 데스크톱 PC에 대해 동반위는 “조율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점유분이 영세업체보다 중견기업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3차 발표 시기에 대해 동반위는 “논의를 진행해 봐야 안다”며 정확한 언급을 자제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