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남한산성 숭렬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9.2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남한산성 숭렬전’ 등 10건의 문화재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정 예고되는 문화재들은 사묘(祠廟)·재실(齋室)․정려각(旌閭閣) 같은 유교건축 8건, 내아(內衙)와 통일신라시대 석탑 각 1건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북도 각 1건, 전라북도와 경상북도 각 2건, 전라남도 3건이다.

사묘와 재실은 조선시대에 제사의례를 중요시하던 성리학이 정착되면서 확산됐고, 조상과 선현에 대한 제향이 주목적이었으나 후손에 대한 강학(講學, 학문을 닦고 연구) 기능을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가문의 지위를 높이며 지역의 정치적 기반을 견고히 하려는 경향과도 관련 깊은 건축물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8건의 유교건축 중 ‘남한산성 숭렬전(南漢山城 崇烈殿, 경기도 광주시)’은 병자호란을 당해 임금이 남한산성에 머물면서 백제시조인 온조왕(溫祚王)에 대해 제사를 지낸 일을 계기로 1638년에 세워진 사묘이다. 1661년 현 위치로 옮겨진 이후 정조 때에 ‘숭렬전’이란 명칭이 내려졌으며, 다른 역대 시조묘에게 올리는 격식을 따라서 제사를 거행하면서 현재까지 그 위치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image
영월 창절사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9.29

‘영월 창절사(寧越 彰節祠, 강원도 영월군)’는 사육신 등 열 명의 충신(忠臣)을 제향하기 위해 1685년에 건립된 곳으로 1705년 현 위치로 이건됐다. 

보통의 사당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크며, 사당 외에도 유생들이 모여 학문하는  강당(講堂)과 동서재(東西齋), 배견루(拜鵑樓, 누각)를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조선시대 서원과 같은 구성을 보여준다. 

‘영동 세천재(永同 歲薦齋, 충청북도 영동군)’는 충주박씨 황간파(忠州朴氏 黃澗派) 박세필(朴世弼)이 1691년에 처음 지은 재실로, 그의 부친인 박지찬(朴之燦)과 아들인 박수소(朴守素)까지 3대를 제향하는 공간이자 후손들의 강학을 위한 공간이다. 이러한 역사는 이어져 광복 후에도 독립운동가 성하식(成夏植)이 훈장을 맡아 교육했고,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李始榮)이 시국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고흥 여산송씨 쌍충 정려각(高興 礪山宋氏 雙忠 旌閭閣, 전라남도 고흥군)’은 여산송씨 문중의 송대립(宋大立, 1550~?)과 그의 아들 송심(宋諶, 1590~1637)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전공을 세우고 순절한 것을 기려 조정에서 내려준 정려를 보관하는 건축물로, 1704(숙종 30)년에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 수리와 정비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강진 해남윤씨 추원당(康津 海南尹氏 追遠堂, 전라남도 강진군)’은 해남윤씨 10세(世) 윤사보(尹思甫)와 11세 윤경(尹耕) 부자를 모시는 재실로, 1649년 무렵 윤선도(尹善道)의 주도로 창건된 이래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강진 해남윤씨 영모당(康津 海南尹氏 永慕堂, 전라남도 강진군)’은 해남윤씨의 중시조(中始祖)인 8세(世) 윤광전(尹光琠)과 9세 윤단봉(尹丹鳳), 윤단학(尹丹鶴) 형제 등 세 사람의 신위를 모신 건물로 1737년에 건립되었고, 1813년에 크게 수리됐다.

image
전주 조경묘 정묘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9.29

‘전주 조경묘 정묘(全州 肇慶廟 正廟, 전라북도 전주시)’는 전주 이씨의 시조(始祖)인 이한(李瀚)과 그의 비(妃, 아내)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1771년에 건립된 이후 현재까지의 이력이 분명한 건축물로, 현존하는 사례가 적은 18세기 왕실 사묘이다.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창건과 관리, 운영, 제향에 국가가 깊이 개입했다는 특징이 있다. 

‘포항 상달암(浦港 上達庵, 경상북도 포항시)’은 조선 전기 문신인 손소(孫昭)의 묘를 조성할 때 묘소를 수호하고 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목적으로 1484년에 중건된 재실 건축으로, 1595년과 1786년에 각각 수리되어 현재에 이른다.

이외에도 이번 보물 지정 예고 중 유일한 내아 건물인 ‘김제 내아(金提 內衙, 전라북도 김제시)’는 1749년 무렵 지어졌으며, 조선 후기 지방관의 일상을 고찰할 수 있는 드문 사례이다. 지방관아는 동헌과 내아로 이루어지는데, 동헌은 지방관이 공무를 수행하는 공적 공간이고, 내아는 지방관의 가족이 생활하는 사적 공간인 살림집이다.

image
경주 (전)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전경(오른쪽 동탑)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9.29

이번 보물 지정 예고 중 유일한 석조문화재인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慶州 (傳)念佛寺地 東‧西 三層石塔, 경상북도 경주시)은 통일신라시기인 8세기 전반에 건립된 5.85m 높이의 석탑이다. 두 탑은 모두 상, 하 2층의 기단으로 구성돼 있고, 탑신(塔身, 몸돌)과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은 각각 1매의 석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륜부는 대부분 사라지고 노반석(露盤石, 탑의 상륜부를 받치는 돌)만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복원 과정에서 일부 새 부재들이 사용됐으나 전체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석탑 기초부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등을 고려할 때, 8세기 전반에 건립돼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과 양식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가치가 알려져 있지 않은 건조물 문화재를 적극 조사·발굴하여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고,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지역에 위치한 문화재의 사회적 가치 제고와 주변 환경 정비 등 역사문화환경 개선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