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운영, 거래수수료 27%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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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5년간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가 16배 급증했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로 17조 9천여억원을 벌어들여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국내 35개 증권사의 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 건수는 1136건이다. 전산 장애 건수는 지난 2017년 50건에서 지난해 840건으로 16.8배 폭증했다.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액도 268억원에 달했다.

지난 5년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은 매년 장애가 발생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장애 건수는 키움증권이 33회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 전산장애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가 거래 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 중 전산 운영비에 투입한 금액은 27%에 그쳤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증권사의 증권 거래 수수료는 17조 8998억원이었다. 2017년 2조 5833억원에서 지난해 5조 2542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증권사 1곳당 연간 평균 거래 수수료는 2017년 738억원에서 2018년 863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1397억원으로 처음 1천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501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의 지난 5년간 거래 수수료가 8조 936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50%가량을 차지했다.

업체별 거래 수수료는 미래에셋증권이 2조 2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2조 393억원), NH투자증권(2조 364억원) 순이었다.

이들 증권사가 지난 5년간 전체 거래 수수료 중 인건비를 포함한 전산 운영비에 투입된 금액은 4조 8992억원으로 수수료의 27%에 그쳤다. 이 중 5대 증권사의 평균 전산 운영비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해당 금액 안에는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실제 전산장비와 설비 등에 투자된 금액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는 구성비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이 매년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두면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과 첨단 장비 투자에는 인색하다”며 “단기간 수익에 눈이 멀어 고객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면 언젠가 국내 고객을 외국계 증권사에 빼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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