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한글학회에서 ‘표준 화법 보완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랑’ 신혼 초부터 장·노년에도 사용
‘매제’ 매부 동의어로 인정, 사전 등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언어에도 예절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언어예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국립국어원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표준 화법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처럼 20년이 흐른 시점에서 일상 언어예절에 사용되는 화법도 그만큼 다양해졌다. 특히 올바르지 않은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들 안에서 당연시된 화법도 많다. 이에 표준 화법에 대한 보완이 시급해졌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 주최로 표준 화법 보완 자문위원들이 2일 한글학회에 모였다. 이들은 ‘표준 화법 보완을 위한 토론회’를 통해 다시 보완돼야 할 부분을 논의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3월 구성된 자문위원회에 의해 새롭게 보안된 ‘표준 화법’은 2009년과 2010년의 실태 조사를 참고했다.

보완안에 따르면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라도 이치에 맞지 않고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되는 것은 수용하지 않았다. 가족 사이의 호칭어와 지칭어 중에서 조손 간, 사촌 간에 부르고 가리키는 말이 추가 됐으며, 인사법도 추가됐다.

▲ 2일 한글학회에서 ‘표준 화법 보완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소설가 정미경 씨가 표준 화법 보완안에 대한 소견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표준 화법은 주로 입으로 말할 때의 예절을 다룬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상례나 혼인 때 주고받는 서식 예절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보완안에는 청첩장에 표현할 수 있는 올바른 문구, 결혼식과 장례식 등에 참석해 주고받는 인사말도 포함됐다.

추가 및 삭제된 항목과 통합되거나 수정된 항목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편을 지칭하는 ‘신랑’이라는 단어가 신혼 초뿐만 아니라 장․노년에도 쓰일 수 있다고 인정됐다. 또 여동생의 남편인 ‘매제’의 경우 ‘매부’라는 표현이 손위․손아래 사람에 함께 쓰이고 있지만 이미 ‘매제’가 널리 쓰이며, 사전에 등재된 것을 인정했다. 이 외에도 ‘아빠’ ‘엄마’ ‘제부’ ‘시숙’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외-’라는 표현 등의 의견도 포함됐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소설가 정미경 씨는 “처음 화법 표준안이 나온 이유가 바뀐 전통 사회 구조에 따른 언어생활의 변화에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면, 20년이 흐른이 시점에서는 조금 더 과감하고 유연하며 포용성 있는 개정안이 나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은 향후 자문위원회를 재차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표준화법 개정안이 나오면 국어심의회에 부쳐 심의 절차를 거친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자문위원인 강재형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이 경위를 발표했으며 이어 한재영 한신대 교수가 보완안에 대한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강성곤 KBS 아나운서, 리의도 춘천교대 교수, 정미경 소설가, 채완 동덕여대 교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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