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평균 도매가 평년比 105%↑
‘김포족’ 늘어난다는 예측도 나와
“추석에 이어 올해 김장도 막막”
대형마트, 김장철 수요 대응 나서
배추 물량 확보 및 사전예약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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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김치 코너.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김장하기 겁나요. 김장철 되면 가격은 더 오를 텐데 걱정이네요. 사 먹는 김치도 가격이 많이 오를 것 같아요.”

배추 도매가격이 포기당 1만원대에 육박하면서 ‘금배추’라는 말까지 돌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김장철을 앞두고 일찌감치 김장을 포기하는 분위기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배추 10㎏ 평균 도매가는 평년(1만 6558원) 대비 105% 높은 3만 4080원이다. 1포기 소매가는 전년(5811원) 대비 64.3%, 이달 초 대비 29% 오른 9544원이다.

배추 가격이 급등한 것은 올해 폭우와 태풍 등 기상악화로 인해 배추 생육 저하 등 작황 부진으로 인한 것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품질은 예년보다 좋지 않다.

이에 직접 배추나 무, 고춧가루 등을 사서 김장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더 낫다고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주부 A(54)씨는 “배추 가격은 너무 올랐는데 배추 상태는 좋지 않다. 매년 김장을 해왔는데 올해는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배추값 외에도 부속 재료 가격도 너무 비싸져서 준비부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해 추석 때도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지고 음식 준비를 했었는데 올해 김장 준비를 생각하니 부담부터 와서 마음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올해 농자재 가격, 유가, 인건비 등 재배 비용 상승과 더불어 폭염, 폭우에 따른 생육 부진 및 무름병 발생으로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추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대형마트들은 배추 물량 확보에 나서거나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등 김장철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년 대비 1개월가량 앞선 9월 29일~11월 2일에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해남 향토 절임배추(20㎏)’와 ‘산지뚝심 영월 절임배추(20㎏)’ 두 가지로 총 200t 물량이 준비됐으며 현재 배추 시세를 감안해 약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마련됐다. 해남과 영월에서 11월 출하될 배추가 8월부터 재배돼 현재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에 비해 기후 피해가 적어 출하량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과 더불어 200t의 물량을 사전 협의해 대폭 낮은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백승훈 롯데마트 채소팀 MD(상품기획자)는 “배추값 폭등으로 김장 준비에 걱정인 고객을 위해 전년보다 1개월 앞서 사전예약 판매를 기획했다”며 “향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물가로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의 걱정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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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오는 9월 29일∼11월 2일에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가운데 모델들이 절임배추를 선보이고 있다. (제공: 롯데마트)

기존 강원도 태백 농협 등 2곳에서 배추 물량을 수급해온 이마트는 올해 강원도 지역의 배추 공급업체 1곳을 추가 확보했다. 올해 작황 예측이 어려워 이미 계약한 산지만으로는 김장철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마트는 올해 김장 시즌 새로 계약한 산지를 통해 전체 배추 물량의 30%가량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공급 부족이 지속되자 1500t을 추가로 비축한 뒤 기존 보유물량과 함께 3000t을 다음 달 초까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당초 내달로 예정된 수출 김치용 배추 600t의 수입 시기도 이달 중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아울러 11월 이후 김장철을 대비해 배추·무·고추·마늘 등에 대한 수급안정 대책을 10월 말쯤 발표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 가격은 아마 이번주가 가장 비싸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다음주부터 조금씩 하락하고 10월 초에는 상당한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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