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 참가한 금산인삼시장의 부스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시장 특성 살린 문화·관광 콘텐츠 융합, 매출 올라

[천지일보=장윤정 기자] 전통시장의 변신은 무죄다. 전통시장들이 낡고 허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예술과 관광이 어우러진 소통의 장으로 변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진행된 ‘2011 전국우수시장 박람회’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시장 9곳이 참석해 각 시장의 특징과 장점들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선정된 제주지역의 서귀포 매일 올레 시장과 울산의 남창 옹기종기시장, 충남의 온양온천시장은 “두 차례 연속 선정된 데는 이유가 있다”며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박람회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모였던 곳은 울산의 남창 옹기종기시장이다. 이곳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옹기를 만들어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일성 씨가 관람객들에게 옹기그릇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유연한 손놀림으로 옹기를 만드는 모습 또한 볼거리였다.

▲ 남창 옹기종기시장 부스에 관람객들이 옹기장인이 만들어 주는 옹기그릇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최동규 남창 옹기종기시장 상인회장은 “사람들이 옹기장인이 만들어 준 옹기그릇을 받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며 “우리 시장에 오면 언제든 ‘옹기그릇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옹기그릇’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손님을 모으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문화관광시장으로 지정된 이후부터 전체 매출이 40% 이상 껑충 뛰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 다음 눈에 띄는 곳은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이었다. 이 부스에서는 제주지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오메기떡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쫄깃쫄깃한 오메기떡을 먹으며 관람객들은 “하나 더 먹으면 안돼요?”라고 말하며 입 속에 떡을 쏙쏙 집어넣었다.

현상철 서귀포 매일 올레 상가조합 경영지원실장은 “제주도 오메기떡은 질리지 않는 쫀득한 맛이 일품”이라며 “우리 시장에서는 이 오메기떡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실장은 또한 “이 시장에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이라며 “시장 한 가운데에 천지연 민물장어 등 토종물고기를 방류해 사람들에게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다”며 “천장에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장착돼 바닥에 비춰 걸어 다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부스를 돌아다니며 인터뷰하던 중 어디선가 “추운 날씨엔 온천이 최고죠. 우리 시장엔 온천을 이용한 테마장터로 볼거리가 많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 속초관광수산시장팀이 악극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황의덕 온양온천시장 상인회 대표는 관람객들에게 온양온천시장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 시장에 오면 깨끗한 온천물로 족욕을 할 수 있으며 온궁 행렬과 금요 야시장을 진행해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스는 체험전이나 시식행사 등이 없었지만 시장을 소개하는 황 대표의 열성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황 대표는 “문화관광시장에 선정된 이후로 주말에는 사람이 매우 많아 발 디딜 틈이 없다”며 “계속 홍보가 잘 돼서 올해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문화관광시장으로 새롭게 선정된 ▲정이있는구포시장 ▲단양전통시장 ▲수원팔달문시장 ▲진주중앙시장 ▲속초관광 수산시장 ▲금산시장 및 금산수삼센터 등도 시장의 장점과 진행하고 있는 행사 등을 관람객들에게 알렸다.

이 가운데 속초관광 수산시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악극으로 박람회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수원팔달문시장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조선시대의 왕과 왕비가 입었던 복장을 직접 입어보고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시장에서는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축성할 당시의 모습을 그린 공연과 왕·왕비 의상체험전 등을 진행한다.

이밖에 올해 문화관광시장으로 지정된 대부분의 부스는 홍보와 준비사항 등이 아직 미흡한 듯했다. 박성화 정이있는구포시장 상인회 과장은 “올해 처음 선정돼 사실 상인 대부분이 선정된 것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홍보나 진행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아직 미흡하지만 이번 박람회를 기회로 삼아 꾸준히 시장을 홍보하고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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