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미국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경제의 바로미터인 소비자신뢰지수가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는가 하면 재정 위기로 미군의 군비 축소까지 꾀하고 있다는 소문도 적잖게 들리는 시점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거침없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고 있다. 특히 소련 붕괴 이후 20년이라는 집안 단속의 시기를 보낸 러시아는 최근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러북 간 경협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러시아 입장에선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시베리아·극동지역의 건설 임업 임가공 및 여타 제조업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을 적절히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이오 함께 남북한-러시아를 연결하는 석유·가스관 건설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방러 일정에 맞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러시아의 잉여전력을 북한에 공급하여 돈도 벌고 안보적 지렛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남·북·러 3각 협력이 빨리 가시화하면 대남 채무도 대북 채권과 상계시키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對) 러시아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동안 러시아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저자도 이 점을 꼬집는다. 저자는 “러시아는 엄연히 남북한 분단의 책임과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라고 강조한다.  같은 지점에서 책은 뜨거운 감자인 북핵 문제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북·러 간 현안을 진단한다.

책의 제1부는 북한정권의 형성과정을 사료에 근거해 고찰하고 2부는 북·러 양국 간 애증의 비사를 지도자 중심으로 정리했다. 3부에서는 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북·러 간 에피소드를 야사와 함께 기술했다. 4부는 통일한국을 향하는 도정에서 러시아 카드를 어떻게 활용한 것인지를 살펴본다.

박종수 지음 / 오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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