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송이 연꽃이 장관 이뤄
사계절 아름다운 생태관광지
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
​​​​​​​동아시아 표준 유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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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야간풍경.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연꽃’으로 많이 알려진 부여 ‘궁남지(宮南池)’는 충남도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52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 인공정원이다. 추석명절 연휴를 맞아 야간 풍경이 매혹적인 이곳에서 보름달을 보며 애틋한 ‘달빛 사랑’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지윤(63, 대전 문화동)씨는 “추석 명절 연휴에 모처럼 부여 궁남지에 와서 풍경을 둘러보니 새롭게 보이고 오늘따라 연꽃이 더 아름다워보인다”며 “궁남지에 얽힌 역사와 연꽃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있는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백제의 왕과 왕비가 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궁남지는 1964년 사적 제135호로 지정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연못으로 유명하다. 일본정원 문화의 원류가 되었다는 기록이 ‘일본서기’에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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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에 연꽃이 만발한 풍경.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궁남지에는 백제 30대 무왕의 탄생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고려후기의 승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왕의 어머니가 과부가 되어 사비성 남쪽 연못 가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못가에서 홀로 살다가 용신(龍神)과 정을 통해 아들을 얻었고, 그 아이가 바로 신라 진평왕(眞平王)의 셋째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와 결혼한 ‘서동(薯童)’이며, 아들이 없던 법왕의 뒤를 이은 무왕이 바로 이 서동인데 그 도량이 커서 헤아리기가 어려웠다고 전해진다. 

연못 안에는 서동의 탄생설화가 전하는 ‘포룡정’이라는 정자와 함께 주변의 버드나무와 아름다운 연꽃들로 하여금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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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에 연꽃이 핀 풍경. ⓒ천지일보 2022.09.10

궁남지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과 열린 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야경은 물론 사계절이 아름다운 생태관광지다.

백련, 홍련, 가시연 등 천만송이의 다양한 연꽃이 만발하는 7월에는 ‘부여서동연꽃축제’가 개최되며 특히 빅토리아 연꽃 대관식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의 대표적인 출사지로 사랑받고 있다. 또 10~11월에는 다양한 작품으로 꾸며진 굿뜨래 국화축제가 열려 궁남지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특히 이곳은 부여군의 대표적인 야간 관광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 때에 궁궐의 남쪽에 만든 큰 연못으로 ‘삼국사기’에 의해 궁남지라고 부르게 됐다. 다만 연못이 당시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연못 주변에는 우물과 몇 개의 주춧돌이 남아 있고 동쪽에서는 주춧돌과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는 건물터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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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에 핀 연꽃과 석상. ⓒ천지일보 2022.09.10

◆‘불로장생’ 바란 도교사상 표현돼 

‘삼국사기’ 백제본기 무왕 35년(634)조에는 “3월에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서 물을 20여리나 끌어들였다. 네 언덕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모방했다”고 전해진다. 같은 왕 39년조에는 “봄 3월에 왕과 왕비가 큰 연못에 배를 띄웠다”는 기록이 있다. 백제가 멸망한 뒤에는 훼손되어 연못 주변은 농지로 이용됐으며 현재 연못의 규모는 1만평도 채 안 되는 형편이다.

연못은 자연 지형의 곡선을 그대로 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못의 가운데와 물가에는 석축과 버드나무가 남아 있고 연못 주변에서는 토기와 기와 등 백제시대의 유물이 출토되고 있어 연못 속의 섬이 바로 방장선산을 모방했다는 섬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동해 한가운데에 신선이 사는 섬인 봉래(蓬萊)·방장·영주(瀛州)의 삼신산(三神山)이 있다고 하여, 그 섬 가운데 방장선산을 본따 신선정원(神仙庭苑)을 꾸며 불로장생을 바랐던 도교적 사상과 관념이 표현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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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의 매혹적인 풍경.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궁남지 동쪽의 화지산(花枝山) 서쪽 기슭에는 궁남지쪽으로 향한 완만한 경사지에 대리석으로 만든 8각형 우물이 남아 있고, 그 주변에는 많은 기와조각이 흩어져 있다. 이곳은 사비정궁(泗沘正宮)의 남쪽에 있었다고 하는 이궁(離宮)터로 추정된다. 따라서 궁남지는 이궁의 궁원지(宮苑池)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의 궁남지는 1965년∼1967년에 연못 바닥을 만들고 가장자리의 언덕에 흙을 쌓고 수양버들을 심었다. 전체 면적은 1만 3000평 정도이지만 발굴조사 결과 원래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0년~1993년, 1995년에 발굴조사가 시행되어 궁남지 내부 및 주변에서 나무 및 차지고 끈끈한 흙인 점질층으로 만들어진 집수시설, 수로, 건물터 등이 조사됐다. 집수시설은 동서 길이 11.65m, 남북 너비 3.13m인데, 가장자리를 따라 통나무를 2중으로 박아 벽체로 쌓은 모습이다. 집수시설과 가까운 동쪽 바깥쪽에는 도수로가 남~북 방향으로 확인됐는데, 이곳을 거쳐 집수시설로 물을 끌어들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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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주변 관광객들의 모습.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집수시설 안의 서쪽 부분은 6.3m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고, 동쪽 부분에는 수로에서 유입된 물을 흘러보낼 수 있도록 얕은 ‘∪’자형 홈이 나 있다. 수로는 인공물을 설치하지 않은 자연형 수로와 옆면에 말목을 박고 나무를 횡으로 걸친 인공형 수로가 연결된 모습이다.

궁남지는 현재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궁원지(宮苑池)로서 조성 기록이 명확히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백제의 조경기술과 도교문화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궁남지의 조경기술은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확인되듯이 일본에 알려져 일본 원지 조경의 원류가 되었다고 전한다. 궁남지는 규모와 정확한 구조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동아시아 원지 조경사 연구의 표준 유적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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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주변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2.09.10

◆연꽃의 하이라이트, 빅토리아 연 만개

천만송이 연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궁남지에 연꽃의 하이라이트 빅토리아 연이 만개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빅토리아 연은 우리말로 ‘큰 가시연’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연잎의 지름은 2m 정도까지 자라고 연잎 가장자리는 쟁반 모양이다. 연꽃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며 잎은 물 위에 떠있고 줄기는 무려 7m 가량으로 물속에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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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에 만개한 연꽃의 하이라이트 빅토리아 연.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연꽃은 첫날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에 흰색의 꽃을 피우고 둘쨋날은 핑크빛으로 바뀌며 지게 된다. 부여군은 궁남지에 위치한 2개의 연지에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품종(수련)을 심었으며 오는 10월 초까지 계속해서 꽃을 피울 예정이다.

지난 7월 ‘제20회 부여서동연꽃축제’와 연계해 마련한 ‘부여 서동연꽃축제 두 배 즐기기’ 2박 3일 체험 프로그램 예약에는 신청자가 몰려 10여 분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40명 신청이 마감된 후에도 대기자가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내용도 ▲3D 연꽃만들기 ▲연꽃 연잎밥 만들기 ▲해설가와 함께하는 궁남지 투어 ▲블루베리 수확체험 ▲친환경 스테비아 모종심기 등 면면이 다채롭게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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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해설가와 함께하는 궁남지 투어.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부여군(군수 박정현)과 백제역사문화연구원은 지난 8월 주말에도 궁남지(부여 서동공원)에서 연꽃해설사를 운영했다. 주민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이 만들어 가는 옛 도읍’이라는 문화재청 정부 혁신과제에 포함돼 추진되는 사업이다. 주민이 참여해 고도 부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부여 역사문화를 홍보한다는 취지다.

현재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을 마친 27명의 연꽃해설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7월부터 부여서동연꽃축제 기간과 주말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설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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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해설가와 함께하는 궁남지 투어. (제공: 부여군)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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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의 아름다운 픙경.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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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의 아름다운 픙경.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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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의 아름다운 픙경.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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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입구, 안내 표지판.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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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입구.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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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도 부여군에 있는 궁남지 주변에서 대형 그네를 타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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