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1일 오후 개막했다. 오는 14일 민주당, 15일 국민의힘 순으로 각각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100일간의 정기국회 일정이 본격화 된다. 19일부터 나흘간 대정부질문도 예정돼 있다. 그리고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 일정도 10월 4일부터 24일까지 잡혔다. 입법과 예산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게다가 지금은 ‘여소야대’ 정국이다.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는 국민의힘이 바짝 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 그것도 ‘이재명의 민주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정기국회에 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기력한 여당의 모습은 금물이다. 게다가 무턱대고 윤석열 정부를 감싸는 식의 구태는 말 그대로 최악이다.

정기국회에 임하면서 여야 모두 ‘민생’을 표방했지만, 민생으로 가는 길에는 곳곳에 지뢰밭이 있음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장 론스타 배상금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의 책임자들 다수가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은 국정감사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명단부터 관저 및 사저의 인테리어 공사, 최근의 장신구 대여까지 의혹과 비난 여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특검 카드까지 꺼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이다. 이 밖에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여야의 입장차가 크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정하다’고 할 정도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국회 운영에 일방적 태도를 보인다면 국민의 공감을 받기는 어렵다. 그리고 실력도 부족한 판에 준비까지 부족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면 민주당은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먼저 탄탄한 실력과 당당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정말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야당다운 야당으로 설 수 있는 것이다. 고성이나 막말 등의 구태와는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예외가 아니다. 정기국회는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시간이다. 여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윤 정부 편을 들거나, 대책 없이 ‘문재인 정부 탓’을 하는 수준이라면 정권교체의 의미도, 여당으로서의 자격도 없다. 구태에 찌든 박근혜 정부 때의 새누리당에 다름 아니라는 의미다. 국회에서 여야 관계가 그렇듯이 경쟁도, 힘겨루기도 좋다. 다만 이젠 정말 청산해야 할 ‘정치 구태’와는 여야가 경쟁적으로 결별하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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