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28일 저녁에 열린 흥사단 금요통일포럼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의 차기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2009년 2월부터 체계적으로 군부 장악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김정은에 대한 정보와 연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은이 언제부터 후계 구도를 다지기 시작했느냐를 두고 학계와 언론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8일 저녁에 열린 흥사단 금요통일포럼에서 “김정은의 군부 장악이 이미 2009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의 생일인 2009년 1월 8윌 그를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교리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리제강 제1부부장에게 하달했다. 이후 리제강 제1부부장이 조직지도부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급 소집했고, 후계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그해 1~2월에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군대, 중앙당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모임이 개최됐다. 탄력을 받은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2009년 4월 15일)에 ‘축포 야회(불꽃놀이)’ 아이디어를 내고, 아버지 앞에서 성대하게 축포를 터뜨려 김정일을 크게 감동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2009년 5~6월경 작성돼 북한 군대에서 학습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외비 문건인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에는 “의미 깊은 2006년 12월 24일,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졸업증서와 기장이 기여된 자리에서 주체의 선군혁명위업을 빛나게 이으실 것을 바라시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정 연구위원은 “이 문건을 통해 김정은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내정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인지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비록 ‘수령’이 되기에는 매우 젊은 나이이기는 하지만, 군부와 공안기관의 파워 엘리트들이 그를 뒷받침하고 있고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에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김정일의 유고가 갑자기 발생한다고 해도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가지고 ‘군력’에 의존해 권력을 승계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구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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