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에 즈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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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8.01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혼탁하다.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이 그러하다. 지금 우리 눈에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현상들에 대해 많은 이들은 말세현상이라 단언하고 있다.

말세를 견인한 대표적인 주범을 굳이 찾는다면 교육이라 하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으니, 이는 교육정책이야말로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세워야 한다는 선인들의 가르침이며 충고다.

그처럼 중한 교육정책과 실행엔 어김없이 필수과목에서 소홀히 여겨지거나 아예 배제되는 주요 과목들이 있다. 그것은 인문학 즉, 인간의 근본을 탐구하거나 인성을 고양시키는 데 보탬이 되는 바른생활(도덕), 역사, 문화, 종교 등이다.

백년지대계라 하지만 교육에 보람과 의욕을 가져야 할 교권이 무너졌는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원인과 과정은 없고, 결과만을 중시여기는 비정상적 세상이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며 스승의 소중함을 강조하던 시대는 하나의 추억이 되고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가 돼 박물관에 보관돼야 하는 세상이 왔다.

존경은커녕 제자가 스승을 희롱하고, 스승이 제자에게 매를 맞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을 목도하며 살아야 한다.

여기서 끝나는 얘기가 아니다. 자식이 부모를 구타하고 심지어 죽이는 일들이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위정자들과 입법자들을 포함한 지도자들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얼마나 고뇌하고 있을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건만, 그 잘난 권세와 위력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백성들만 희생의 제물이 돼 가고 있는 안타까운 세상에서 우리는 하늘만 쳐다보고 살아야 한다.

지도자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권세와 위력의 종이 되어 진실과 진리 대신 패거리 문화(팬덤)와 함께 춤을 추며 세상을 좀 먹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그 무엇이 이같이 추악한 말세를 견인해왔단 말인가.

또 다른 견인의 실체는 바로 언론이며 종교라 단언한다.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고, ‘종교가 살아야 나라와 인류가 산다는 말이 있다.

기자와 언론, 언론과 기자의 사명 앞에 솔직하고 진실해야 할 때가 왔다.

기자와 언론은 독자와 국민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정보전달자의 책무가 있다. 알려야 할 정보전달은 반드시 사실(팩트)이 전제돼야 하고 절대 거짓과 왜곡은 배척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독자와 국민이라면 언론으로부터 사실을 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가. 언제부턴가 독자 자신들이 오히려 사실과 다른 자신이 원하는 기사를 원하고, 그러한 언론이 되기를 애써 요구하는 기현상이 난무하는 얄궂은 세상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으니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단 말인가.

종교 역시 이 비겁함과 거짓됨과 위선과 왜곡에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 먼저 무너졌고 거짓과 위선과 왜곡의 우물이 돼 왔다.

정치와 언론, 정치와 종교, 이 두 가지야말로 오늘날 말세를 견인한 주범 중에 주범임을 명심해야 한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한다면 정녕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고 말 것이다. 더 분명한 것은 따르는 이가 소경이니 자신을 인도하는 자가 소경이라도 분별치 못하고 따르게 되니 이것이 만고불변의 이치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니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으랴.

이같이 어지럽고 안타깝고 민망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고자 13년 전 천지일보는 그 첫발을 내디뎠다.

그 첫발이 얼마나 엄숙했는지, 그 시작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는 시작할 때 다짐했던 천지일보 사시(社是)가 이를 선명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세인의 의문과 의혹을 무릅쓰고 문화와 종교를 특화시켜 일반 언론과 차별화를 시도하며 천지일보는 역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세파에 시달리고 부딪히며 수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으니 오늘의 천지일보를 가능케 한 희생의 흔적들이다.

그 희생의 흔적 위에 또 다시 지혜와 용기와 힘과 중지를 모아 또 다른 새 역사를 시작했으니, 3회에서 주 5회 발행(20227)이다.

이는 단순 데일리를 넘어 천지일보의 새 시대를 견인하는 굴지의 언론사가 되기를 다짐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

화려한 역사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 언론사들의 뒤를 이어 명실공히 주 5회 일간지의 면모를 갖추며 그 뒤를 바짝 그리고 정중하고 겸손하게 추격하고 있다.

과거 주 3회 천지일보는 문화와 종교를 특화했다면, 5회 천지일보 일간지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화를 기약하며 이미 지난 7월부터 국제면을 특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사분오열된 사회와 나라, 나아가 지구촌에 그야말로 정론직필의 사명과 언론의 엄숙한 사명 앞에 다시한번 겸허히 다짐해 본다.

오직 시작은 미약하나 그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믿음과 확신이 어제를 이겨왔고, 또 오늘과 내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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