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기후위기기독인연대·시민들
‘나의 기후 고백’ 5명 발언
폭우 참사 사망자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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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기후위기기독인연대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픈마이크 기도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23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하느님, 가난한 이들의 삶을 치유해 주시어 저희가 이 세상을 훼손하지 않고 보호하게 하시고 오염과 파괴가 아닌 아름다움의 씨앗을 뿌리게 하소서”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픈마이크 기도회’에 참석한 기독교인들의 기도다.

기후위기 해결을 염원하는 기독교인들로 이뤄진 기후위기기독인연대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마이크 형식의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12명의 기독교인들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띄엄띄엄 앉아 찬양과 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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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지구경영학을 전공하는 류호상씨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픈마이크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23

‘나의 기후 고백’을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5명의 발언자들은 마이크를 잡고 저마다 가진 기후에 관한 고민을 나눴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지구경영학을 전공하는 류호상씨는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분노가 일어나고, 분노는 행동화돼 파괴로 이어진다”며 “자연은 지진, 폭우, 폭설, 태풍, 가뭄, 지구 온난화 등으로 보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씨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독교인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마음에는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공존한다”며 “미워하는 마음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기후위기를 승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사랑에 관해 기록한 성경 구절 요한일서 4장 7~11절을 봉독했다.

봉독을 마친 류씨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를 이롭게 하며 살아야 한다. 아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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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녹색당 정유현 사무처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오픈마이크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23

교회에서 전도사 사역을 하다가 현재는 녹색당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정유현씨는 “‘많은 기독교인이 기후위기라는 범지구적인 생존 문제에 단일 의제로 결합할 수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고 기후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기후위기가 우리를 잠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이 들수록 위기의식을 나누고 불안을 공유하면서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언어를 공유해야 한다”며 대형교회들이 전도하듯 거리로 나가 외치고 정부에 요구하는 등 공동으로 투쟁해나가자고 말했다.

발언을 마친 뒤 지난 8일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 피해로 사망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이번 재난 앞에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보인 언행과 안일한 대응 태도, 서울시장의 실효성 없고 부적절한 대책으로 인해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주께서 이들의 영혼을 품어주시고 유가족을 위로해 주셔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사과와 재발 방지, 사회적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한편 기후위기기독인연대는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평신도들이 모여 지난 2월 출범했다. 단체는 이날 기도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오픈마이크 기도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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