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발견, 원형 보존 상태 좋아
몸길이 약 2.3m, 이족 보행 추정
국제적 인정받은 가치 높은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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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천만년 전에 한반도에 살았던 ‘화성 뿔공룡(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의 화석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8.2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억 2천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전기에 한반도에 살았던 ‘뿔공룡’의 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골격 화석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생대 전기 백악기 공룡 하반신 화석

22일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각룡류 골격화석인 ‘화성 뿔공룡(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Koreaceratops hwaseongensis)’ 골격 화석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각룡류는 뿔이 달린 공룡으로 트리케라톱스, 프로토케라톱스 등이 해당된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는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뿔 공룡이라는 뜻이다. 일명 뿔공룡이라 불리우며 발견된 화석은 각룡류 공룡의 하반신 골격 화석이다.

해당 공룡 화석은 지난 2008년 화성 전곡항 방조제 주변 청소작업 도중 화성시청 공무원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엉덩이뼈와 꼬리뼈, 양쪽 아래 다리뼈와 발뼈 등 하반신의 모든 뼈가 제자리에 있는 거의 완전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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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케라톱스 해부학적 설명(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8.22

이후 고생물학자인 이융남 서울대 교수의 학술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신종 각룡류로 인정받았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는 이름도 이때 붙여졌다. 현재 이 화석은 화성시에 있는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 센터에 전시돼 있다.

‘화성 뿔공룡’ 화석은 한반도 공룡 연구의 중요한 자료다. 문화재청은 “골격 화석을 통해 약 1억 2천만 년전 중생대 전기 백악기에도 한반도에 각룡류 공룡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며 “전체 몸길이는 약 2.3m에, 남겨진 골격으로 미뤄보아 이족 보행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융남 교수가 진행한 골격학 조직 연구를 통해 이 공룡은 대략 8살에 죽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한반도 각룡류 진화 과정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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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발견시 사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8.22

‘화성 뿔공룡’ 화석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공룡 발자국 관련 천연기념물 지정이었기 때문이다. 공룡 골격 화석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다.

문화재청은 “원형 보존상태가 좋고, 신종 각룡류 공룡으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대표 공룡화석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며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 시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기념물 공룡 골격화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화성 뿔공룡 골격 화석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1993년 공룡 관련 화석 천연기념물 첫 지정

우리나라에서 공룡 관련 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993년이 처음이다.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통해서다. 이곳은 1989년 산사태로 처음 노출됐다.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약 1억 5천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의 보행렬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후 한반도 공룡 관련 화석 10여곳이 천연기념물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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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08.22

2012년에는 ‘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둥지 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곳의 알둥지 지름은 2.3m, 높이는 약 60㎝, 무게는 3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알 둥지 화석이다. 둥지 안에 공룡 알이 19개가 있고 알 개체의 크기는 지름 385∼430㎜이다. 화석의 보존상태가 매우 뛰어나며 백악기 후반부 9천 만년∼8천 만년 전 우리나라 육식공룡의 정체를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다.  

같은 해에 ‘군산 산북동 공룡발자국과 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곳은 좁은 면적에 다양한 화석과 퇴적구조가 나타나 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보존상태가 뛰어난 대형 수각류(獸脚類, 육식공룡) 공룡 발자국 보행렬 화석과 국내 최대 크기의 조각류(鳥脚類, 초식공룡)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에는 경남 진주시 정촌면에 있는 ‘백악기 공룡·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과 익룡을 비롯한 1만여개의 다양한 동물 발자국 화석이 잘 보존된 곳이다. 단일 화석산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육식공룡 발자국을 비롯해 높은 밀집도와 다양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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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발자국 화석산지 (제공: 문화재청)ⓒ천지일보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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