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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제품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2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추석을 앞두고 연이은 폭우와 치사율이 높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재발 등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무 1개 평균 소매가격은 1년 전(2285원)보다 895원 오른 3180원이다. 대파 1kg도 1년 전(2449원)에 비해 1074원 올라 3523원이었다. 배추의 경우 1포기 소매 가격은 6839원으로 1년 전(4428원)보다 2411원 올랐다. 특히 고랭지 배추는 가뭄에 이어 생장기 높은 기온과 강한 비가 이어진 탓에 생장에 방해를 받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차례상에 오를 과일값도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수박 1개의 가격은 2만 7087원으로 평년(2만 1339원)보다 5748원 비쌌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 4269원)보다 2818원 오른 가격이다. 상품 10개 기준 사과는 3만 787원으로 평년(2만 2265원)보다 8522원, 배는 4만 1394원으로 평년(37749원)보다 3645원 높았다. 

이러한 가운데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관세청의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소고기 가격은 6월보다 7.7% 내렸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2.0% 비쌌다. 냉동 조기(29.4%), 냉동 명태(21.0%), 냉동 오징어(20.9%), 냉동 고등어(17.0%), 명태(14.1%) 등 수산물과 건조 무(50.1%), 냉동 밤(35.1%), 밤(8.3%) 등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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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제품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2

아울러 치사율이 높은 ASF가 재발한 것도 추석 성수품 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강원 양구군에서 돼지 561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한 농장에서 ASF 발생이 확인됐다. 지난 5월 26일 강원 홍천군 돼지농장의 ASF 발생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번에 발생한 ASF는 농장주가 돼지 폐사체를 발견한 후 방역 당국에 신고하며 접수됐고, 강원도동물위생시험소가 정밀분석한 결과 확진으로 판정됐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했다.

방역당국은 ASF 확산차단을 위해 발생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561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강원도 내 전체 양돈농가 201호를 대상으로 임상검사를 실시했다. 또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조치에 나섰다. 20일 오후 10시 30분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도 발령됐다.

이번 재발이 농식품부의 추석 대비 방역 대책 기간에 이뤄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ASF 중수본은 추석 연휴 전 1개월간 ‘집중 소독·홍보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물가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나타내는 등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 합동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20대 성수품 수급·가격 동향을 일일 점검하고 이상 징후 포착 시 비축물량 추가방출 등 즉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또 역대 최대인 65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 지원과 유통업계 자체 할인을 통한 가격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통계청도 보름 동안 추석 명절 일일 물가 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 품목은 소고기·조기·과일 등 농축산물 23개와 밀가루·두부 등 가공식품 5개, 석유류 3개, 외식 삼겹살·치킨 등 개인 서비스 4개를 포함해 총 3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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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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