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여만 미사일 발사 재개
올해 두 번째, 시험‧개발 목적
순항미사일로 수위 조절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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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째인 17일 새벽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과감한 보상을 하겠다’고 제안한지 이틀만이자, 한미 연합연습의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훈련이 시작된 지 하루만으로 이에 대한 반발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軍 “북, 서해상 순항미사일 2발 발사”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새벽 평안 온천 일대에서 서쪽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하면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군 당국은 비행거리 등 상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6월 5일 탄도미사일을 쏜 이후 두 달여만에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인데, 군 당국의 발표로 확인된 것만 올해 들어 22번째다. 순항미사일 발사가 공개된 건 올해 1월 이후 약 7달만이다.

군 당국은 통상 탄도미사일의 경우 탐지 직후 언론에 공개하지만, 순항 미사일은 탐지하더라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낮고 속도가 느린 순항 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지만, ‘쪽집게식’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2종을 개발했다며 국방과학발전전람회와 열병식을 통해 공개했으며 시험발사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군 당국도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시험·개발 중인 것으로, 지난 2020년부터 10여 차례 시험 발사해 온 기종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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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프리덤실드훈련. (출처: 연합뉴스)

◆北, 두달여만 무력시위 속내는

북한이 두달여만에 무력시위에 나선 속내에 관심이 쏠리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순항미사일 개발 목적과 함께 한미 연합연습과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염두에 둔 반발 성격으로 진단했다.

북한이 공공연하게 강조했던 국방력 강화의 일환인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겨온 연합연습을 한미가 확대 실시하면서 담대하고 과감한 제안을 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기만전술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는 전날부터 나흘 동안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연습에 돌입했고, 다음주부터는 본 훈련을 시작한다.

북한은 그간 선전 매체를 통해 이를 비난해 왔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체결일 69주년 기념 연설에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응징될 것이고, 윤석열 정권과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예민하게 반응해온 만큼 이번 연합연습에 반발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 같다”면서 “다만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대신 순항미사일로 수위를 다소 조절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즉 경제협력과 제재 면제 등 제안에 대해 미사일 발사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이 아직 아무런 반응 내놓고 있진 않지만 ‘담대한 구상이든 뭐를 하든 간에 한미 연합연습이나 우선 중단하라’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전환을 전제로 대규모 식량 공급·금융 지원과 같은 상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소위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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