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차별화 강조한 尹
이준석,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아
엄경영 “핵심 3대 요소 빠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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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8.17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차를 맞은 가운데 첫 번째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하며 대통령실 조직과 소통 등을 재점검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예민한 정치 현안 등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반쪽짜리 기자회견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를 진행했다. 당초 4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회견은 54분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20분을 차지하면서 실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30분 정도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을 다시 되짚어보면서 조직과 정책이 작동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대통령실부터 어디가 문제였는지 짚어보고 있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1년여의 시간을 돌아봤다. 지금도 시작도,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그동안 응원도 질책도 있었지만, 국민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늘 국민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의 국민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는 국민과의 소통이라 생각한다”며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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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7

국정 운영 성과를 소개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했다”며 “경제기조를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위기 상황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고 한편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산업의 고도화, 미래 전략산업 육성에 매진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 변화를 뒤따라만 갈 것이 아니라 선도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해서 반도체·우주·바이오산업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며 “미래 산업 핵심인 반도체에서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기술과 인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총망라하는 달성 전략을 발표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예민한 현안에 즉답을 피하거나 원론적인 답변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0%대로 떨어진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 원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민들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만 했다.

대통령실 쇄신 등에 대해서도 “조직과 정책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인사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라면서도 “정치적 국면전환이라든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불거진 여권 내분 사태에 관해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며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반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단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이나 여권 내분에 관한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우선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반성문이 있어야 했고 인적 쇄신을 구체적으로 말했어야 했다”며 “마지막으로 대통령실 채용 문제나 김건희 여사 관련해서 특별감찰관 임명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없었다. 핵심 3대 요소가 빠진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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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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