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반응 부른 청와대 개방
한미회담 등 외교서도 성과
논란에 지지율 ‘데드크로스’
줄줄이 낙마한 尹정부 인사
국힘 내홍 부른 尹-權 문자
李징계 시기에 지지율 추락
대통령실 ‘지인 찬스’ 의혹도
경제·민생 위기 등 과제 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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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2.8.15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지난 3월 9일 24만 7077표 차이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호가 17일을 기점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정치신인으로서 기존 정치권의 틀을 깨고 당내 경선과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선에서 승리한 뒤 계속된 ‘파격 행보’를 보였다.

특히 당선 이후 ‘용산시대’를 불러오는 동시에 수십 년간 권력자들이 누려온 청와대를 전면 개방했고 기자들과 만나서 문답(도어스테핑)을 시행하는 등 그가 내세워온 ‘자유’와 ‘소통’을 실천해왔다. 또 취임 11일 만에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기존 안보에서 경제기술 동맹까지 포함시키는 등 유의미한 성과도 냈다. 그러나 이 같은 순항은 대통령실 채용 논란과 인사 실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마찰 등 각종 암초를 만나 오래가지 못했고 최근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지며 윤석열호는 초반부터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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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용산 시대’로 소통 강화, 외교도 성과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개시했다. 이는 청와대라는 밀폐된 공간을 나와 시민과 같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아침 출근길에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것도 소통을 강화하는 ‘용산 시대’의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윤 대통령은 외부 일정이 아닌 집무실로 바로 출근할 때 기자들이 즉석에서 던지는 현안 질문에 답한다. 도어스테핑은 현재 34차례 열렸다.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대통령과 한번 대면하기 어렵던 과거 사례와는 큰 차이점이다. 다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오히려 지지율에는 악영향을 주기도 했다.

성과는 또 있다. 미국과 5월 21일 서울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안보·글로벌 현안까지 아우르는 한미동맹의 격상을 선언했다. 한미 양국은 기존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공급망 등 경제까지 포함한 포괄적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며 경제안보 동맹에 방점을 찍었다.

또 용산 시대 개막 이후 윤 대통령은 취임 20일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집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해 자신의 ‘1호 공약’을 실현했다. 취임 이틀 만에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추경안을 신속 의결했고 국회 시정연설 등을 통해 추경안 통과를 가져왔다.

이 같은 성과에 결국 국민은 국정운영 동력의 가늠자로 평가받는 6.1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손을 들어줬다. 지선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기준 17곳 중 12곳을 차지해 지방 권력을 5년 만에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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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문자대화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출처: 뉴시스)

◆각종 논란과 與내홍 속 지지율 추락

6.1 지방선거 이후 기대를 한몸에 받던 윤석열호의 순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6월말~7월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상황)’를 맞았고 긍정 여론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가장 먼저 문제가 불거진 것은 내각 구성 과정에서 ‘검찰편중’ 인사였다. 새 정부 들어 임명되거나 지명된 인사 가운데 내각에서는 차관급 이상, 대통령실에서는 비서관급 이상에서 상당수가 검찰 출신으로 전해졌고, 특히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임명 당시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 공화국’이라는 공세도 극에 달했다. 이는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었다.

‘아빠 찬스’ 논란을 빚었던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윤 정부 인사들은 번번이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채 낙마했다. 같은달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혐오발언’ 논란으로 사퇴했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자녀들의 의대 편입 ‘아빠 찬스’와 병역 논란으로 낙마했다.

김승희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당시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언론을 통해서 제기됐다. 결국 김 전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고 박 부총리도 임명 34일 만에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 개편안 논란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이 내려지며 이 시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주저앉았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 중징계를 내린 이후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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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5

◆과제 산적… 논란 뚫고 동력 회복 나서나

김건희 여사 측근, 윤 대통령 친인척·지인, 극우 유튜버 가족 등 대통령실 내부의 사적채용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터졌다. 시작은 김 여사의 일정에 동행한 이들이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이며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이를 필두로 윤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방문에 동행해 사적 수행 논란을 빚었던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는 것과 윤 대통령의 외가 6촌과 극우 유튜버 안모씨의 누나 등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것이 드러났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강원도 지인 아들도 권 원내대표의 추천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공정한 채용이며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이 보기에는 ‘지인 찬스’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실 직원 채용 논란을 두고 국정조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100일간 국정 전반에 대한 탐색을 마친 윤석열호는 논란을 잠재우며 경제위기와 민생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민통합에 나서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 야당과의 실질적인 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향후 여론을 가를 포인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실시하는 기자회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실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40분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이날 밝혔다.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다.

윤 대통령이 그간의 지적을 어떻게 수용하고 설명할지, 또 향후 어떤 국정운영 계획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홍 속인 국민의힘이 당 운영을 정상화하고, 정부와 함께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것도 국정 운영 동력 회복에 중요한 포인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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