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다. 이날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와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고 행정안전부가 밝혔다. 과거 광복절 매 순간마다 소중하고 뜻 깊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올해는 더 깊은 울림으로 맞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남북을 경계로 신냉전구도가 확연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 77년이 지나도록 통일은커녕 다시 냉전구도로 갈라지고 있는 우리 현실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 주변의 대결구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을 향해서는 ‘한국형 킬체인(Kill Chain)’을 비롯해 ‘3축체계’를 전면에 내걸었다. 중국을 향해서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한국의 군사주권 문제라고 못 박았다. 겉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의 안보정책이 선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편협하고 아마추어적 접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앞으로 몰아칠 신냉전구도의 역풍을 한국 국민이 그대로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이를 발판으로 더 강화될 일본의 군사적 진출부터가 걱정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한반도는 신냉전의 교두보가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돼야 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평화와 통일이다. 광복절 77주년에 던지는 애국선열들의 교훈이기도 하다. 나라를 빼앗긴 채 만주 벌판 등을 떠돌며 오직 광복의 그날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애국선열들의 피맺힌 한을 우리는 아직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평화와 통일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가. 정권교체로 새 정부를 출범시킨 윤석열 대통령이 새삼 되짚어 볼 시대적 책무이기도 하다.

마침 국가보훈처가 서울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역에 안장됐던 애국선열 17위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모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합동봉송식이 열렸다. 대한민국 정부가 관리하는 국립묘지로 모신 것은 무려 77년만의 일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우리가 마음껏 누리는 자유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절망 속에서도 오직 자유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분들의 희생 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옳은 말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100여년 전 이들 애국선열들의 뜨거웠던 투쟁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이제 7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사를 할 것이다. 과연 윤 대통령이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 대한민국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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