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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올해 상반기 경마실황 해외수출 사업이 역대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왼쪽)이 서울경마공원 국제방송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22.08.12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올해 상반기 경마실황 해외수출 사업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경마실황 해외수출 사업은 한국경마 실황영상 및 경마정보를 해외에 송출하고 수입국 현지에서 발행되는 마권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수익으로 확보하는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400억 이상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경마공원 국제방송실은 한국 경주실황의 해외송출을 위한 영어자막과 영어중계 업무를 담당하는 해외 전용 방송센터로, 럭키빌 관람대 7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매주 경마일(금, 토, 일) 영어 아나운서, 해외수출 및 방송 담당 등 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영문 경주 영상 및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정기환 회장은 지난달 23일 국제방송실을 방문해 근무 중인 직원들 한 명 한 명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위기 속에서도 경마 수출사업은 순항… 온라인 마권발급 입법실패로 국내 경마는 퇴보

한국마사회는 2013년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경주실황을 시범 송출해 경주수출이라는 미래 먹거리 사업의 물꼬를 텄다. 그 이후 약 10년 동안 경마 선진국인 호주(2016), 미국(2017), 영국(2018) 등 거의 전 대륙으로 수출국을 확대하며 꾸준히 해외수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마장 문이 굳게 닫히는 위기 속에서도 한국경마 수출사업은 멈추지 않았다. 경마매출 급감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 경마시행 규모 축소 등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사회는 경주 실황 콘텐츠를 개선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판로 확보에 매진했다.

그 결과 작년 해외 경주 판매액은 518억 원으로 2020년 대비 31%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코로나19 장기화와 온라인 마권발급 법안이 문재인 정부의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입법을 반대한 탓에 세계 주요국들은 호황을 누렸으나 한국마사회는 수천억원 적자에 시달렸다.

온라인 마권 발급에 대해서는 여야가 법안에 합의했으나, 김현수 전 농림부 장관이 “경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아 온라인경마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반대하면서 통과가 보류됐다. 이 때문에 김 전 장관이 일부 국민 눈치를 너무 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컸음에도 끝까지 온라인 마권 발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로또복권, 스포츠토토가 시행되고 있었고, 작년 8월부터는 경륜경정도 온라인 발매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권발급만 유독 통과가 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작년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전까지 마사회는 전국 30여곳의 장외발매소 중 4곳(광주, 대구, 창원, 천안)만 운영했는데, 직접 경마장을 방문해야만 마권이 발행되다 보니 마권 발행으로 인한 수익발생은 거의 제로였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연간 1000억~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마사회는 2020년 4381억원 적자에 이어 2021년에도 비슷한 수준(41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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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08.12


◆2022년 상반기 경주수출 역대 최고 401억 매출 달성, 신규 수출국 2개국 이상 확대 목표

올해는 상반기에만 전 세계 16개국에 한국경주를 수출하며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동기 매출 355억원과 비교해도 약 13% 더 늘어났다. 올해 경마 정상화 추세를 볼 때 하반기 실적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상승세를 기반으로 기존 수출국인 16개국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안에 신규 수출국 2개국 이상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기환 마사회장은 “올해 사상 최대 경주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마 콘텐츠를 제공하고, 해외 홍보·프로모션 등 한국경마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적극적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경주 콘텐츠 품질 개선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 수출경주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등 한국경마가 ‘글로벌 TOP5’로 가기 위한 기반을 강화해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올해 5월 한국경마 시행 100년을 맞아 한국경마를 세계 5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경영이 어려웠지만, 올해 4월 이후 고객입장이 전면 정상화되면서 상반기 누적 매출이 2019년 대비 82% 수준까지 회복되며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마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온라인 마권발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마를 운영하는 세계 여러 국가들 중에서 온라인 마권발급이 안되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속에서도 대부분 나라들은 경마가 호황을 누린 반면 한국은 말산업 존폐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지사장 출신의 마사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회에서 온라인 발급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10년 넘게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 국가에서 인정한 사행산업인데 세계적으로 다하고 있는 온라인발급을 해주지 않는다면 말산업까지 세계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사장 출신의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발을 맞춰가야 하고 교류도 하는데 우리나라만 말산업이 뒤떨어진다면 국가적 위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같은 사행산업 중에서도 로또나 스포츠토토, 경륜경정도 온라인발급을 허용했는데 마권은 안해준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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